2006년 독일 월드컵.
에콰도르의 이반 카비에데스는
코스타리카와의 경기 막판에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는 바지춤에서 스파이더맨 가면을 꺼내 쓰고는 두 팔을 벌리는 세레모니를 했습니다.
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바지춤에 가면을 숨기고 떨어질 때마다
주심 몰래 바지 속에 다시 집어넣는 동작을 반복하며 경기를 치룬 겁니다.
다들 그를 '별난 선수'라 생각했고, 주심도 그에게 지나친 행동이라며 옐로카드를 주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그 사연이 밝혀졌습니다.
그 것은 바로 동료였던 테노리오 선수를 위한 세레모니였던 것.
테노리오는 아들이 하나 있엇고, 그 아들은 스파이더맨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테노리오는 골을 넣을 때마다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세레모니를 해서 아들에게 기쁨을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월드컵을 1년 앞둔 2005년 5월 그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동료였던 카비에데스는 몹시 슬퍼했고, 그리고는 결심했습니다.
'월드컵에서 동료의 아들에게 스파이더맨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가면을 바지춤에 숨기고 조바심을 내며 경기를 펼치다가,
결국 골을 넣고 가면을 썼던 그는 경기가 끝나고는 오열했습니다.
이 사연을 들은 피파는 경기 후, 그에게 내린 옐로카드를 취소했습니다.
- 친구란 두 신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