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담배의 상징적 의미 - 가야할 곳이 신세계가 아니다.
※ 영화 속 특정부분에 대해 디테일하게 포착해보는 글.
영화 오프닝. 이자성은 담배를 입에 물지만 피지 않는다.
그와 달리, 등장인물 대부분이 담배를 핀다.
담배. 분명 해롭지만 끌리는 그것.
각자 꿈꾸는 신세계를 향하여
타인을 짓밟고 자기파괴를 감수하는
들뜬 욕망에 올라탄 이들이다.
오직 이자성만이 그 욕망의 경주에 동참하지 않는 상황.
I.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
"그리고 부탁이니까. 담배 좀 끊으세요."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 통화. 담배를 끊으라 전한다.
"나..끊었다. 담배."
신세계 계획이 성공하자, 담배를 끊으려 한다.
"(이중구) 절대로 건드리지마라. 알았지?"
담배 대신에 사탕을 문 그는, 불필요한 죽음을 막으려한다.
많은 목숨들을 희생양삼아
자신의 신세계를 향한 욕망에 충실했던 그는
이제서야 담배를 끊으려 한다.
II. 끝까지 담배를 피는 사람.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잠적할 수 있었을텐데
결국 자신이 신세계를 꿈꾸던 곳에 돌아와 죽음을 택한다.
그 욕망의 포기가 죽기보다 싫었던 그는
마지막까지 담배를 핀다.
III. 새롭게 담배를 피는 사람.
회장직에 오른 이자성. 그의 손에는 담배와 라이터가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도 담배를 핀다. 딱딱히 굳은 얼굴로.
방해가 되는 이들을 처리하며, 새롭게 욕망에 올라타버린 그다.
IV. 엔딩의 의미.
6년 전 여수. 담배를 피며 등장하는 이자성.
당시의 그도 잠입경찰로서
강과장(최민식)과 같은 "신세계"를 꿈꾸고 있었다.
일(?)을 마친 정청과 이자성. 담배불이 붙지 않는다.
그에게 더 소중해진 것은
"신세계"가 아니라 "브라더"
담배를 태우지 않지만, 그는 환한 미소를 보인다.
각자의 신세계를 향해 들끊는 욕망들이 피빛으로 상잔하고나서야
마지막에 나타나는 그의 미소.
그가. 그리고 인간들이.
가야할 곳이 "신세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