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에 준하는 죄다. 영상을 보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 힘들게 이 영상을 올리고 또 이야기한다.
정말 심성이 착하고, 환자를 보는 일이 좋아서 응급의학과를 선택한 선배다. 대부분의 응급의학과 의사처럼 침착하고 함부로 말하는 일이 없다. 가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로, 급한 자기를 놔두고 앞서 진료 받고 있는 소아를 먼저 진료했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선배의 안면에 의자를 날리고, 닥치는 대로 폭행하며 집어 던진다. 처음부터 그리 아프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몇 번이고 보았다. 소탈하게 웃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였다. 눈물이 쏟아졌다.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낯 모르는 이가 던지는 의자 모서리를 받아내야 한다. 감당할 수 없는 폭언과 미움을, 위협을, 인격을 무시하는 괴성을, 증오를 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다른 이들이 편히 자거나 티비를 보며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 고통뿐인 병원에서 하얀 챠트를 쓰며 지내는 일이다. 신념으로 일하고 있으면, 먹먹한 백지를 보고 있으면, 언제 증오가 실린 물건이 날아올 지 모르는 일이다. 날아오는 의자를 보았을 찰나의 선배의 고독. 취객이 던지는 주먹을 받았을 때의 슬픔.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또 몇 번을 보았다. 앞이 뿌옇게 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봤다.
선배는 머리를 몇 바늘이나 꿰맸다. 사실, 죽을 수도 있었다, 충분히 그런 의도의 공격이였다. 다른 이들도 다 타박상을 입었다. 이 사람은 당연히 폭행으로 잡혀가서 우리가 생각하는 처벌을 받았을 것 같은가? 그렇지 않다. 병원 측에서 합의를 종용하여 나머지 피해자가 다 합의했다. 이럴 경우 합의를 해주지 않아도 판사의 재량으로 적당한 처벌이 나게 되므로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 합의금은 백만원이였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그런 건 적용되는 적이 없으니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결국, 이건 살인 미수죄가 아니라 백만원짜리 폭행이였다. 백만원은 고통뿐인 병원에서의 근무와, 고독, 슬픔을 견디는 돈으로는 턱도 없었다. 차라리, 대놓고 우롱했으면 했다.
법의 기본은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고통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해자가 다음 주쯤 다시 술을 마시고 " 내가 의사좀 때리고 백만원쯤 쥐어 줬지." 라고 호탕하게 웃고, 피해자는 몇 달이 지난 지금에도 말을 흐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것이 법은 아니다. 질서도 아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고통 받는 사람을 한없이 더 고통스럽게 하는,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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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자작 썰..
겨우 100만원?
내가 천안 순천향 병원 응급실에서 있던 썰을 풀겠음
당시 응급실 당직은 1-2년차 담당임, 하지만 2년차였던 한모씨와 연모씨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응급실을 못서게 되고
1년차 한명 3년차한명은 신생아실 담당 ( 천안 순천향 병원 신생아실 개 바쁨 )이라 4년차가 어쩔수 없이 응급실 당직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
당연히 4년차는 좀 불만있는 상황에서 당직을 서게되고, 마침 왕년에 조폭이였다는 환아의 부모가 4년차의 띠꺼운 태도에 얼굴에 헤딩을 하게됨
당시 소아과 과장이였던 오명호 교수님으로 온갓 조폭들이 협박하러 방문하지만, 만약 여기서 자식이 있고 천안 순천향 오명호 교수님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 털털함이 어떤지 알꺼임.
어쨌든 4년차와 환아 부모는 합의를 했고
합의금으로 천만원을 받았다 이천을 받았다 이야기는 많았지만 결코 백단위 수준은 아니였음
피의자가 오명호 교수님 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해서 합의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있음
그리고 합의금에 추가로 코 성형수술에다가 합의금을 많이 뜯으려면 아픈척으로 입원까지 해야 하니 2주간 천안 순천향 VIP 룸에서 휴가까지 추가로 받음. 물론 코 성형수술비는 전액 피의자 부담.
한다리 건너 들은 이야기지만 천안 조폭들이 응급실에서 깽판 못부리게 일벌백계하는 차원에서 강하게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었음 하이튼 위 자료에서 겨우 합의금 100만원은 좀 이해가 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