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올리기 전에 간단히 제 사연을 얘기하자면..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하여 제 나이 중3에 집안이 내려 앉았고,
그로 인해 아버지는 타지에 가셔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엄마는 10평이란 집에서 여동생과 저와 셋이 쓸쓸히 살게 되었구요.
엄마가 없는 시간엔 집에 차압이 들어와 문을 두드릴때마다 7년의 나이차이가 나는 어린 여동생과 손을 마주잡고
매일 기도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 조금씩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그래도 아버지가 없는 가정만은 지키리라.. 라고 다짐했습니다.
술도 먹었고, 담배도 폈고, 나쁜짓도 많이 했지만
우울증이 걸리기 시작한 엄마와 여동생은 꼭 지키고 싶었거든요.
매일 밤 술에 찌들어 화장실에 들어가 펑펑 우는 엄마를 달래며
혹여나 그 소리를 들을까 자고있는 여동생을 걱정했고,
하루는 죽을꺼라고 식칼을 든 만취한 엄마의 얼굴을 부여잡고 소리를 쳤네요..
제발 그만좀 하자고. 차라리 이혼을 하라구요.
무튼 그 날로 인해 님들이 이해하진 못하는.. 엄마와 그동안 자는척했던 여동생과 저는
다른 가족과는 다른 방식의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습니다.
술 한잔을 걸치니 뜬금없이 얼마전엔 그날이 생각나더군요..
워낙에 글제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생각없이 쓴 시니까 잘 봐주셨음 합니다.
살아만 있으라 했다.
숨만 쉬어도 좋으니
어느 한 구석이 모자라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라 했다.
당신을 위해서가 아닌
내 맘 한 구석에 결여된 그 것을 위해
힘들다.. 지친다.. 죽을 것 같다..고 외치는 당신을
내 앞에 살아만 있으라 했다.
느지막히 효심을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였고,
앞으로 생길 내 행복을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였다.
단지 당신이 없으면 내 존재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였다.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였고,
순전히 나를 위해서였다.
당신께서 버릇처럼 내뱉던
'이 어미가 부족한 탓에 너희가 힘들다.' 란 말처럼
부족한 어머니.
마지막으로 내 앞에 살아만 있으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