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xx년 3월.. 1년 단위로 돌아가는 GOP 근무를 10월에 완료하고 페바(야전)로 철수/교대한지 1달이 되었을 무렵이었지요. 오후 체력단련 시간 쯔음에 갑자기 울리는 데프콘 상황 에엥(싸이렌)!!!!!!!!!!!!!!!!!!!!!!!!!!!! "실제상황 발생 실제상황 발생!! 전군 출동준비 전군 출동준비! 간부 비상연락망에 의해 모든 간부 소집할 것휴가장병 및 간부 복귀령 발령 현시각부로 전 병력 소집할 것, 현 상황은 훈련상황이 아님 현시각부로 탄약분배 실시한다 신속하게 단독군장 착용하고 탄약고로 해당인원 이동할 수 있도록"에에에엥!!!!!!!!!!!!!!!!!!!!!!
그 싸이렌을 듣자마자 부대인원 모두 신속하게 단독군장을 착용하고 총기를 파지한채 탄약분배 인원은 탄약고로 뛰어갔습니다.그리고 작전병이었던 나는 중대장실로 모여 긴급히 작계를 챙기고 간부 회의에 참여해서 회의록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친??중대장 : 상부에서 출동준비 완료 후 전 장병 유서를 작성토록 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간부들 : 예???????????? 뭐말입니까???나 : 지금 바로 전달합니까??중대장 : 아니야.. 지금 알리면 애들 동요가 커서 작전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우선 알리지 않고 대기한다.나 : 네 알겠습니다. 유서작성이라니 현 상황이 어느 정도길래??? 본인은 바로 교대할 때 임무 인수인계를 했던 병사가 있는 GOP관측탑으로 전화를 했으나..역시 상황이 상황인만큼 모든 라인이 통화중... GOP 전라인이 군사령부에 핫라인으로 연결되어 작전 진행... 어쩔수없이 간부들한테 부탁해서 전방 친한 간부들한테 현상황을 알아내라는 중대장 지시가 떨어졌고 전해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 북한군 3명 탈북 다툼이 있은 뒤 1명 북한 초소로 도주 나머지 2명은 계속 다투다가 총기발사 1명 사살된 것으로 추정 남은 1명은 남하 중인 것으로 추정됨북한 초소로 도주한 1명의 보고에 의해 북측 GP 전인원 수색선 형성하여 군사분계선 쪽으로 접근 중 전년도 11월에 한국인 1명이 북한으로 넘어간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상황은 더더욱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이 시점에 탄약이 모두 생활관에 비치되었는데 뭐야 이거..?? 수류탄을 밴딩 없이 불출하라고????????????영화에서나 보던 핀이 덜렁거리는 상태로????????????? 상병 이상급들은 그 순간 눈치를 챘는지 바로 달려가 집에 전화를 하려 했지만[이미 모든 전화선은 불통상태]상황의 심각성을 실감한 분대장들은 "상의 앞주머니에 가족이나 친구 사진 챙겨 넣어 당장!!! 언제 철수할지 모르니 펜과 종이도 몇장 챙겨라!! 그리고 살아남아야 된다.. 전부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때 정말 소름이 쫙 돌면서'지켜야 된다. 이 경계선이 무너지면 우리 집 앞까진 시간문제다.... 안된다. 지켜야 된다...' 라는 생각 밖에 없었지요. 이 상황에서 전방부대는 A형 투입을 해있는 상태였고 우리 또한 지원투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때 들려오는 중대장의 지시사항은 바로.. "탄알집 삽입하고 1발 장전상태에서 조정관 안전이다. 알겠나!?""네 알겠습니다!!" 탄조끼에서 철컹철컹 소리를 내는 수류탄, 약실안에서 누렇게 빛나고 있는 실탄..모두다 식은 땀을 흘리며 불안에 떨었지만 지켜야만 하는 우리들이기에 괜시리 방탄을 깊이 눌러 두려움에 흔들리는 눈을 가리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우린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상황은 GOP와 GP에서는 경고방송을 마치고 피탄지 발사까지 한 상태였는데 북한군이 계속 남하했고현재는 국지전 수준으로 M60, K-6, 90mm 무반동 총, 60, 90mm 박격포 등이 발사되고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 지속된 싸움이 대치가 끝나고 북한군은 GP로 다시 철수했지만 우리들은 여전히 귀순자 유도 작전을 진행했습니다.수일이 지나 결국 귀순자 유도 작전을 성공리에 마쳤고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한 초소에서 발사된 K-6 탄수만 350여발이었으니... 군필자 여러분들은 그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아실 것입니다..게다가 연대장 책임 하 탄피는 회수하지 말고 발포할 것이라는 지시까지 떨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허.. 아무튼.. 여러분.. 정말 목숨이 위태로운 작전에 투입되면서도.. 어느 한 사람 나 살겠다고 도망치지 않고.. 두려움을 애써 외면하며 차디찬 총을 두 손에 안고 전장으로 달려가는 자랑스러운 모습이 우리 군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우리 가족을 지킨다." 라는 일념으로 명백한 죽음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 그것이 군인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후유 긴 글이 이제 끝났네요.. 자 그럼 이만 오늘도 나라를 지켜주시는 군간부 및 장병 여러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