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의 부인 미부인이 우물에 빠져 자살한 본래의 이유?

추천쾅 작성일 14.01.29 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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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劉備)의 미부인이 자살한 이유


소설《삼국지》에 보면, 유비의 미부인(美夫人)은 장판파(長坂坡)의 전투 중 우물에 투신해 죽었다고 하였다. 미부인은 어째서 우물에 투신한 것인가. 책에서는, 그녀는 다리에 부상당한 몸으로 천군만마가 포위한 상황에서 자신과 아두(阿斗)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던 조운(趙雲)에게 이중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이었으니 책에서는 단지 피상적인 말만 했을 뿐으로 더욱 중요한 원인은 그녀는 억울함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떤 억울함을 당했다는 말인가? 그 이야기는 관우가 단기(單騎)로 천리 길을 헤치고 감(甘), 미(美) 두 형수를 유비가 있는 곳까지 호송했던 때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인간의 상정(常情)으로 본다면, 관우가 천신만고 끝에 5관(關)을 통과하면서 6장(將)을 참하고 결국 유비의 가족을 다시 상봉케 하였으니, 유비는 관우의 충성과 은혜에 응당 감사해야만 옳을 것이다. 그러나 유비에게는 소갈머리 없는 성질이 있어 비록 관우 앞에서는 한바탕 추켜세우는 말을 했지만, 뒤에서는 오히려 의심을 품고 있었다.

"관우와 나의 두 처는 조조 진영에 몇 개월 있으면서 낮에는 같이 밥을 먹고, 밤에는 같은 방에 있었다. 비록 관우는 밤이면 행랑채에서 초를 밝히고 책을 봤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따져보면 천지를 제외하고는 누가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여색(女色)을 좋아하는데 관우 또한 목석이 아닌 이상 어찌 여색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관우는 의표(儀表)가 당당한 대장부로 나보다 훨씬 잘 생긴데다가, 두 처의 용모 또한 빼어나기 이를 데 없는데 누가 그들이 옆길로 새지 않았다고 보증할 수 있단 말인가! 두 처는 걸핏하면 내 앞에서 관우가 이러 저러하게 잘 해주었다고 추켜세우지 않던가!"

이러한 생각은 유비로 하여금 더욱 의심암귀(疑心暗鬼)로 만들어 그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으며, 화가 나면 날수록 진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나 그는 두 부인에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 때마다 그녀들이 설사 불륜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사실을 토로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럴 수도 없었다. 그는 관우에게 물어보고도 싶었으나 더욱 운을 뗄만한 구실이 없다고 느껴져 그렇게 하지도 못하다가 별도로 심사숙고한 끝에 결국 하나의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평소에 유비는 감부인(甘夫人)의 거처에 많이 머물렀다. 그날 저녁, 유비는 감부인에게 거짓으로 말하였다.
"오늘밤은 내가 미부인과 의논할 일이 있어 그곳으로 가서 잘 터이니 나를 기다리지 마시오."
그리고는 밤이 깊어지자 유비는 감부인의 창가로 몰래 달려가서는 관우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낮게 속삭였다.

"형수님, 운장이 왔으니 빨리 문 좀 열어 주세요."
그러자 안에서 감부인이 말했다.

"둘째 시숙님이 한밤중에 무슨 일이 있어 그러세요."

"듣자하니 형님이 미부인 거처에서 묵으신 다기에 "
유비가 이렇게 일부러 말을 끊어 하자,

"형님이 그곳에 계신 것을 아시니 그럼 그곳으로 찾아가세요."

원 래 순박하고 점잖은 감부인은 정말로 관우가 유비를 찾는 것으로 알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감부인은 밤중에 관우가 찾아온 일에 대해 사실대로 유비에게 말해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감부인은 정숙한 여자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감부인을 시험한 유비는 이번엔 미부인을 시험하러 갔다.
유비는 먼저 미부인의 거처에서 며칠을 보낸 후, 미부인에게 말하였다.
"오늘밤은 내가 감부인과 의논할 일이 있어 그곳으로 가서 잘 터이니 나를 기다리지 마시오."

그리고는 밤이 깊어지자 유비는 미부인의 창가로 몰래 달려가서는 관우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낮게 속삭였다.

"형수님, 운장이 왔으니 빨리 문 좀 여세요."
미 부인은 본래 성격이 명랑하여 잘 웃고 말하면서 구구한 예절 같은 것은 따지지 않았기에 평소에도 관우를 친형제처럼 대해 주었다. 그래서 관우가 찾는다는 말에 무슨 급한 일이 있나보다 여기고는 곧 계집종을 불러 문을 열어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문을 열고 보니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는 유비가 미리 숨을 죽이고 한 쪽 구석에 숨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에 잠자다 꿈결에 잘못 들은 것으로 여긴 미부인은 이 일을 곧 잊어버리고 말았기에 다음 날 유비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유비는 의심이 생겨 미부인과 관우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밤이 되자 유비는 미부인의 창가로 몰래 가서는 이전처럼 속삭였다.
"형수님, 빨리 문 좀 여세요."
또 꿈결이 아닌가 여긴 미부인은 귀를 기울여 거듭 부르는 소리를 확인한 후에야 옷을 걸치고 창가로 다가가 물었다.

"한 밤중에 누가 부르시오?"
"저는 운장인데, 형님 안 계십니까?"
"안 계시는데요."

라고 말한 미부인이 직접 나가 문을 열고 보니 원래 유비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소 놀란 미부인이 물었다.

"당신이? 무슨 일로 "
유비가 득의해서 말했다.
"왜, 생각지 못 했소?"
아직도 유비의 말 밖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미부인은 여전히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였다.
"둘째 시숙님은 안 오셨나요?"

미부인이 다시 관우를 거론하는 것을 본 유비는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이 치솟아 미부인을 향해 욕하였다.

" 이 음탕한 여인아! 끝내 철면피같이 구는군. 내 솔직히 말하지. 어젯밤에 내가 관우를 가장하여 당신을 시험하였지. 과연 내 짐작을 벗어나지 않고 당신과 관우 두 사람은 정을 통하였군. 어서 말해봐. 조조의 진영에 있으면서 관우와 어떻게 놀아났는가!"

유비의 이 말에 미부인은 비로소 꿈에서 깬 듯 어떻게 된 일 인지 알게 되었다. 그녀는 화도 나고 억울해서 말하였다.

"현덕(玄德)아, 어떻게 당신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지? 우리가 서로 부부이면서 필경 이런 식으로 나를 불신한단 말인가? 운장은 당신의 형제로 친하기가 수족과 같은데 어떻게 제멋대로 의심할 수 있단 말인가?"

"바로 형제이기 때문에 나는 너희들이 그렇게 불륜 행위를 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단 말이야."

유비는 살기등등하게 미부인의 말을 끊으며 별안간 보검을 뽑아내었다.

"암퇘지가 꼬리를 치지 않으면 수퇘지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운장은 본래 착실하니까 당신이 그를 유혹하지 않았다면 그가 이런 추한 짓을 할 리가 없지. 말해봐, 당신은 어떻게 운장을 유혹하였지?"

미부인이 탄식을 하며 말하였다.

" 아! 당신에게 시집 온 이후, 이날이 되도록 서로 동으로 도망 다니다시피 하면서 한 시도 편안한 적이 없었지. 그래도 당신은 천하에 영웅이라는 생각에 언젠가는 고진감래(苦盡甘來)할 것으로 믿고 이렇게 당신을 따라왔었지. 그런데 이제 보니 당신은 영웅은커녕 소인배의 표준으로 나 같은 일개 부인을 의심할 뿐만 아니라 당신을 위해 생사를 넘나들은 의리 있고 충성스러운 형제마저 의심하다니. 당신 같은 사람이 대업을 이룰 것 같은가? 다 그만두고 남에게 못할 짓을 한 사람의 속은 시커멓다고 하는데, 어서 나의 속을 파보고는 운장의 억울함이나 풀어 주시지!"

말을 마친 미부인이 옷을 찢자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으며 이어 몸을 유비의 칼을 향해 부딪치려 하였다. 다행히 미부인의 계집종들이 그녀를 둘러쌓기에 상처는 입지 않았다.

유 비는 본래 증거도 없으면서 제멋대로 추측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와 같이 미부인의 결연한 태도를 보니 자신이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부부간에 농담을 한 것이며 진의(眞意)의 없었다고 강변하였으며 아울러 미부인의 면전에서 자신의 뺨을 두 차례 때리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맹서 하였다. 계집종들도 미부인에게 한사코 마음 돌리기를 권하자 비로소 이 사건은 별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다만 이 일이 있은 후로 미부인은 매사를 조심스레 처신하였으며 자신이 조금이라도 부주의하여 장사(將士)들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 까 공연스레 겁을 먹곤 하였다.

그 후, 격렬한 장판파 전투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은 미부인은 불행하게도 유비 일행과 헤어져 오직 조운의 전마(戰馬)에 의지하게 되었다. 이처럼 황량하고 사람도 없는 곳에서 조운과 있었다는 것을 유비가 알게 되면 또 무슨 사단을 벌릴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유비는 자신의 결의형제인 관우에게도 의심을 눈길을 두었었는데, 하물며 더 젊기 조차한 조운에게야 어떠하겠는가? 게다가 미부인은 조운의 나이는 자신과 동년배로 앞길이 구만리와 같은 사람인데 만약에 유비의 의심으로 그의 일생을 망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고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미부인은 생각할수록 이렇게 나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은 조운을 피해 우물에 투신한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단지 미부인이 조조의 진영에서 죽은 것만 알았지 그녀가 이러한 일단의 억울함을 지니고 죽게 된 사연은 몰랐던 것이다. 만약 유비가 당초에 이러한 시비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미부인이 왜 죽었겠는가?

출처:삼국지풍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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