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軍, 숨진 병사 유족에 "급사할 팔자"

엽기얼꽝 작성일 14.03.03 20: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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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아들 죽음 재조사 요구에 '점쟁이 운세풀이'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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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풀이 마저 사실 가짜 "돈을 주며 써달라 한 것"


 2001년 2월 군입대 뒤 자대 배치 13일 만에 숨진 김아무개(당시 21살)씨의 부모는 아들의 유품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종이에는 '금년에 오사(재앙을 입어 급사)상이 있으니 자진 사고로 2월에 급사'라고 적혀 있었다.

 점쟁이의 운세풀이였다.

'아들이 부대 건물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헌병대 조사에 의문을 품고 재조사를 요구하던 김씨 부모는 기가 막혔다.

 

 

운세풀이는 아들이 죽은 뒤 군에서 받은 것이었다.

 김씨 부모는 부대로 다시 달려갔다.

 "사람이 죽은 마당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점괘나 받아오는 게 상식에 맞는 행위입니까?"

 이아무개 대위는 당당했다.

"사주를 강릉에 가서 봤는데 잘 맞지 않나요?"

 김씨의 부모는 종이에 적힌 강릉시 성남동 ㄷ철학관을 찾았다.

 "군복 입은 영감이 찾아와서 돈을 주면서 그렇게 써달라고 했어."

 철학관의 이아무개 역리사 말을 듣고 김씨의 부모는 황당했다.

한맺힌 부모는 아들의 진짜 사주를 받아왔다.

'관운을 타고 나서 아주 좋다'는 결과였다.

가족들은 부대를 찾아가 항의했지만, "개인의 일탈"이라는 발뺌만 돌아왔다.

 유품에 운세풀이를 넣어 부모에게 건넨 이 대위는 징계받지 않았다.

 김씨의 부모는 길고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군의 설명도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자대에 배치된 지 13일 되던 날 야간 경계 교육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자마자 3층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게 말이 됩니까?"

 김씨의 부모는 군에 재조사를 요구했다.

부대에서는 최초 조사를 맡았던 조사관에게 재조사까지 맡겼지만,

 

부모는 "그럴 거면 뭐하러 조사를 다시 하겠냐"며 거부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사건을 재조사하고 순직 처리를 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육군 재심사위원회는 지난해 4월 결국 순직 처리를 기각했다.

"10년 넘게 상처만 안고 살아온 세월입니다.

사건 초기에 깨끗하고 투명하게 의문점을 풀어줬더라면

 이 긴 세월을 아프게 살진 않았을 거에요.

" 김씨 부모의 속은 지금도 새까맣게 썩어들어 있다.

 김씨의 부모뿐 아니다. 군 수사관들은 순직 처리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거나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1998년 군 장교 숙소에서 질식해 숨진 박아무개 중위의 유가족은 헌병에게 50만원을 줬다고 한다.

 "당시 헌병이 '부검의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해 준 돈"이다.

 "당시 헌병이 언론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있으면 국립묘지에 안치시키겠다고 했지만

" 한 달 뒤에 박 중위는 변사 처리됐다.

 병사 사망 사건을 재조사하던 헌병대 수사관이 병사의 어머니에게 성적 만남을 요구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지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공식사과한 일도 있었다.

 2년 전 전역한 장교 출신인 ㄱ씨는 "보통 부대에서 지휘관들이 헌병들과

 자주 술을 마시며 친분을 쌓아 사법권을 통제하려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군 수사기관이 지휘관과 유착돼 독립성과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유리 박승헌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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