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의 키키
내가 한살 반때 부모님이 데려오신 아기 고양이야.
부모님께서 나보고 이름을 지으라고 하셨는데, 그당시 나는 새끼냥(키티)를 키키라고 밖에 발음을 못했거든
1996년의 키키와 나
이게 둘이 찍은 가장 오래된 사진이야.
우리는 이때부터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있었어. 다른 남자애들은 다 개를 키웠지만 난 키키가 좋았어.
2000년의 키키와 나
내가 어릴때 약간의 아스퍼거 증상이 있었거든. 그래서 딴 애들에 비해 사는게 좀 힘들었어.
알다시피 애들이 놀리고 괴롭히고 뭐 그런거지.
하지만 나에겐 늘 키키가 있어서 다행이었어. 학교에서 놀림당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 현관문을 열면
키키가 제일 먼저 달려나와 안녕 하고 인사해 주었지. 키키는 늘 나와 함께 해 주었어.
2013년 나의 고등학교 졸업날 키키와 함께
키키는 아주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고양이였어. 늘 우아하게 걸어다녀서 가족들은 키키를 여왕님이라 불렀지.
몸집이 작아서 사냥은 잘 못했지만 늘 집안 구석구석의 자질구레한 것을 찾아내서는
가족들이 그 선물을 받아줄 때까지 야옹대곤 했어.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준 적도 여러번이야.
키키는 6월 13일에 평화롭게 자연사했어. 나는 키키가 없던 날을 평생 하루도 기억 못해.
우리 키키는 사워크림을 좋아했고 사람 귀를 빠는 것을 좋아했어.
내 친구가 너무 그립다. 그리고 이 추억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