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수색 ‘뺑뺑이’ 동원 경찰만 130만명
9일 오후 3시30분 서울 시내의 한 경찰서. 관내 방송을 통해 형사들은 경찰서 앞으로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30분 사이에 형사·수사·여성청소년과 등에서 차출된 110여명의 경찰이 모였다. 하던 일을 멈추고 나온 형사들은 얼굴에 짜증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들의 임무는 관내 순찰 및 수색.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2)과 장남 대균씨(44)를 검거하기 위한 수색 업무다. 이들은 자신에게 할당된모텔, PC방 등 관내 지역을 훑었다.
유 전 회장 수색은 매일 오후 2시간씩 전국의 경찰서마다 벌어지고 있는 업무다. 경찰은 유 전 회장부자가 국내에 있다는 확실한 단서도 없이 비상근무 체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유병언 부자 검거에 투입된 경찰력 현황’을 보면, 유 전 회장이 공개 수배된 직후인 지난 5월27일부터 7월3일까지 38일 동안 투입된 경찰력은 누적 인원으로 모두 128만119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 3만3000여명의 경찰력이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체 경찰력(12만여명)의 4분의 1 이상이다.
경찰은 현재 유 전 회장 검거를 위해 경찰청 수사기획관(경무관)을 인천지방경찰청에 급파해 ‘총괄TF팀’까지 꾸렸다. TF팀은 전국에 2500여명 규모의 체포 전담팀을 구성하고 유 전 회장의 도피처와 관련한 단서를 찾고 있다. 여기에는 경찰청 관계자 60명, 지방청별 검거전담팀 220명, 경찰서별 검거전담팀 2305명 등 모두 2585명을 투입했다.
경찰 역사상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도 유 전 회장 부자를 찾지 못하자 경찰 조직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선 경찰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경찰 간부는 “하루하루 순찰을 나가긴 하지만 답답할 뿐”이라며 “휴가보다도 목이 달아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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