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휴학생 권인숙양 항소이유서 중에서... 본인이 공문서 변조건으로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중,형사 문귀동에게 당한 '성적(性的)추행.고문 사실'에 대해 몇 마디 적을까 합니다. 지금까지 한달 반이란 기간이 제게는 이제까지의 삶 속에서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과 눈물의 기간이었습니다. 여자로서 참을 수 없는 성적 추행을 당하고, 눈만 감으면 나타나던문의 두터운 입술과 지퍼를 풀은 채 드러낸 성기와 귀에 쟁쟁한 심한 욕설, 이것을 세상에 고발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의 수치심과 정의감과의 싸움. '제발 덮어두자.'고 세상에 알려지면 어머니 아버지 약 먹고 죽겠다는,부모님의 딸의 장래를 걱정하는 애타는 호소,너 때문에 부모님 중 어느 한 분이라도 어떻게 되시는 날엔 널 죽여버리겠다는 언니의 편지,그러나 저는 고소장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내려오는, 우리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의 고문에 대한한이 무엇인지 아는 제가 어떻게 자기 몸만 사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