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PC방 알바사건

양코 작성일 14.11.13 14: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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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분이 피씨방 알바할때 썰을 풀었네요. 

글 재미있게 보고 

저도 PC방 알바 경험이 있어서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말은 좀 편하게 쓰기위해 짧게 줄일테니 

반말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뒤로가기를 ~ 

추가적으로 부득이하게 내용상 쌍욕이 많으니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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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도였어 IMF 타격으로 유학가는 사람보단 나갔던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올때였지 

환율도 좀 진정되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1달러에 1300~400원 할때였고 

여자친구를 한국에 두고 펑펑울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만 해도 IMF다 뭐다하니 유학 가는 사람도 별로 없던때라 그런지 

친구들 다 공항와서 선물 주면서 펑펑울다가고... (2001~2년 되면서 갑자기 유학이랑 어학연수 붐이 불었지) 

한달에 한번두번씩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라면도 보내주고 담배도 보내주고 이러면서 지냈음.  


내가 있던 곳이 씨애틀이었는데 유난히 사우디에서 IT쪽 공부하러 온 귀족&왕족들이 많았고 

나도 IT쪽에 관심이 많아서 무지 친하게 지냈지..

911사건이 터지면서 친구들이 사우디 출신이란 이유로 두둘겨맞고. 

그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낸단 이유로 나한테 침을 뱉고 뭐 그랬어. 

이런 저런 이유로 사우디 친구들도 한번에 다 사라지고 주변에 친구도 없어지면서 우울증이 오더라. 


견디기가 힘들어져서 결국 귀국을했는데.. 

비행기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우울증이 사라짐 ㅋㅋ 

할튼  지방에 사는 여친때문에 1주에 한번 새마을이나 무궁화 타고 데이트하면서 즐겁게 지냈는데, 

여친이 나 귀국한지 6개월만에 영국으로 유학 간다고 하더라고.. 

여친이 영국으로 떠나고나서 그때 당시에 특별히 하는게 없던 나는, 

새벽에 집앞 피씨방에서 일하면서 MSN으로 자주 수다떨고 뭐 여친한테 필요한 자료나 잼난 영상들 구워서 보내주면서 

지내고 있었어. 


미안 좀 길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께. 


동네가 큰 시장을 접하고 있고 학군도 있다보니 

낮에는 초딩들이 우르르 왔다가 빠지고 저녁엔 시장 아저씨들이 가끔 오는 한적한 곳이야.

물론 난 저녁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했으니까 바쁠일은 없지. 

밤 12시 지나가서는 평균 4~5명 정도 있는 피씨방 수준이야.  


새벽 3~4시 쯤이던가? 

손님이 한명인가 남고 다 가버리고 나도 손님이 한명뿐이니까

편하게 자리 잡아서 스타하고 놀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건너편에서 "씨1발새1끼" "죽1여버려"등 막 쌍욕을 하는거야.. 

뭐하나 싶어서 스윽 쳐다보는데 한겨울이라 패딩을 입고 덩치도 있어서 인지 모니터가 잘 안보이더라고 

속으로 '뭐 게임가지고 저리 흥분하지 ㅅㅂ' 그러고 말았지.. 

욕소리는 계속 들리고 말야. 


누가와서 카운터로 갔더니 시장에서 일하던 사람이라 게임을 하려는건 아니고 

그냥 음료수랑 햄버거 같은걸 사먹으러 왔길래 계산해주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욕하던 손님 하나가 생각나서 카운터 피씨로 그 새끼껄 클릭 해서 확인해봤어. 

(그 피씨방 카운터 컴퓨터로는 손님들 시간대와 번호 선결재인지 아닌지 뭘 하고 있는지 다 뜨거든) 


'바탕화면' 이라고 나와있더라.. 

별생각 없이 겜 그만하려나 싶어서 내 자리로 가서 다시 스타를 하려는데 

욕소리가 계속 들리는거야.. 

이상해서 다시 카운터가서 보니까 '바탕화면' 인거야

좀 소름끼치더라고 겁이나서 귀를 기울여 보니까... 

아무것도 실행 안시킨 피씨인게 분명한데 막 계속 욕을하는거야.. 

전화 통화하는건가 하고 봤는데 그것도 아니고 말이지.. 


애써 못들은척 하려는데 말야.. 

계속 죽여버린다 어쩐다 하니까 솔직히 겁이 나더라고.. 

지하였던 그 큰 피씨방에(PC대수가 한 130~40) 그놈과 나 단둘인데 

바탕화면 보면서 계속 욕을하니까 말이지...


이게 점점 심해지면서 피씨 책상을 발로차면서 욕을 하더라고..  

참다참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우선 소리를 질러봤어

나도 덩치가 작은편은 아닌데.. 겁도 나고 하다보니까 

진짜 강아지가 궁지에 몰리면 살려고 막 으르렁 거리듯이 

"야 씨1발 너 뭐야 " 막 이랬지 손을 부들부들떨면서 말야. 


근데 이새끼가 막 나한테 걸어오면서 네?네? 이러더라 손에는 종이컵 같은거 들고말야. 

속으로 염산인가? 뭐지? 염산을 종이컵에 담을수있는건가? 사장이 코팅된 종이컵 주문하던데 

코팅된거라 가능한가? 막 헛생각이 머리를 멤돌면서 이새끼가 점점 다가 오니까 어질어질 해지더라고..


대충 표현하자면 말야 


기둥) =====================

                                         X <- 그새끼 

기둥) ====================                           카운터    입구 

                                        나) 


이런상태였지. 우측으로만 통로가 있고, 좌측으로는 통로가 없는 그런형태로 말야. 


이야기를 이어가면 할튼 이새끼가 점점 다가오는거야 네?네? 하면서 말야.

근데 그 와중에도 "죽1여버려 씨1발쉑끼" 막 욕을 하면서 오더라고... 

진짜 미치게 무서운데 도움 요청할 사람도 없고 당장 눈에 보이는게 키보드랑 마우스더라고 

"오지마 ㅆ ㅣ1발" "오면 죽1여버린다"막 이러면서 마우스를 던졌는데

아뿔싸!!! 이게 컴터에 꼽혀있으니까 포물선을 그리면서 힘없이 툭 떨어지더라고... 


그래서 그새끼한테 막 쌍욕하면서 키보드를 잡아뜯었지

이새끼가 "아뇨 그게 아니라 씨1발새끼 개1새끼 죽1여버려" 이러면서 천천히 오는데 

높은곳에가서 아래 보면 핑해지는 느낌알어? 

그런식으로 약간 머리가 핑 해지는 느낌들면서 손이 계속 떨리더라고.

 

뽑은 키보드 휘두르면서 "씨발 오지말라고! 오지마! 오지마" 이러다가 다시 손에든 컵이 보여서 

"너 손에 든거 뭐야 ㅆ ㅣ1발! 너 그안에 든거 뭐냐고!!!" 막 이러면서 뒷 걸음 치다보니까 어느샌가 


기둥) =====================

                                          

기둥) ====================                           카운터    입구 

        나)                        X <- 그새끼         


이런상황까지 되어버린거지 막 귀신인가? 싶으면서도 우선 무서워서 

피씨를 타고 막 모니터 쓰러뜨리면서 자빠지듯이 그새끼 있던 쪽으로 넘어가서도 키보드 붙잡고 계속 휘둘렀지. 


"띠링" 하면서 경매 끝난걸로 보이는 시장손님 한분이 들어오더라고 

와 살았다 싶어서 손님한테 살려달라고 경찰불러달라고 소리를 있는데로 막 질렀어 

근데 이새끼가 종이컵 들고 계속 죽여버려 시.발 막 이러니까 손님이 도망을가네? 


이새끼가 할튼 다시 나 있는쪽으로 오려고 하길래 

"진짜 오면 죽여버려 이 개.새.끼야 니 집가 ㅆ ㅣ발로마"   "돈 안받을테니 나가 이개.새.끼야" 

막 이렇게 소리질렀더니 이새끼가 카운터 쪽 시계를 보더니 진짜 카운터에 동전을 주르륵 쏟아놓더니 나가는거야... 

나가고 나서도 몸도 부들부들 떨리고 무서워서 확인을 못하겠더라.

지하 피씨방이다 보니까, 이새끼가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있을거 같더라구..  


그러고 멍 때리고 있는데... 아까 도망간아저씨가 경찰을 불렀는지 경찰 2명이 들어오더라고.

나한테 신고받고 왔다고 무슨일 이냐고.. 

그래서 진정하려고 노력하면서 이야길 떠듬떠듬했더니.. 

그새끼가 날 공격한것도 아니고 별일은 아닌거 같으니까 자기들은 가겠다는거야. 

20대 초중반일때인데 무서워서 경찰보내고 혼자 훌쩍이면서 그새끼 피씨 종료시키고 돈 집어넣었지.... 


사장한테 아침에 매출액 정리해주면서 상황 설명하고 피씨는 그냥 자기가 수리하겠다고 하더라고 

(키보드를 너무 억지로 뽑으면서 메인보드쪽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거같더라) 


그리고 몇일 뒤인가? 주말에 좀 일찍가서 게임하면서 내 알바시간 기다리는데 이새끼가 들어오더라. 

와 그날 그차림 그대로에 커피컵까지 들고말야. 

트라우마라고 해야하나? 너무 똑같으니까 그날의 기분이 다시 살아나면서 머리가 핑~ 해지는 느낌!!

그래서 사장한테 말을 했지 저새끼가 그새끼라고 하면서 사장이랑 같이 그새끼한테 갔더니.. 

이새끼가 그날 미안했다고 하면서 설명을 들어보니 틱 장애인데 욕을 하는 병이 있더라고.

그래서 어쩔 수없이 좀 시끄러운곳을 다닌다고 하더라고. 욕을 하더라도 다른 소리에 묻힐수있는 그런곳 말야. 


뭐 사실 그 순간을 지나고 보니 나도 좀 웃긴일같기도 하고 말야.. 

막상 이야기들어보니 아무일도 아니었자나? 다가왔던것도 지 병에 대해서설명하려고 한거고 말야.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도 들더라고 .. 


그래서 그때 이후로 나 알바할때 이새끼 오면 따뜻한 커피 하나 타주면서 옆에 있는 피씨방으로 보냈어. 

옆 피씨방이 우리보다 사람도 많고 더 시끄러워서 거기가 좋다고 말야.

(우리 동네가 크다보니 단지 옆에 피씨방이 4개였거든...)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아직도 동네에 이새끼가 돌아다니는게 간혹 보이는데

마주치면 날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씨익 하고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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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가 없고 이런건 첨 써봐서 볼만하게 적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힘들때도 좋을때도 있지만 늘 짱공 접속해서 스트레스 풀고 갈때가 있는데, 

회원님들 중에도 혹 제글보고 조금이라도 피식 했으면 해서 적어봤습니다. 


날도 추운데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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