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놀러가고 와서도 그녀는 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저 한참 후에 카톡으로 답장이 올 뿐이었다.
점차 지쳐가기 시작했다.
정말 불알친구 말대로 그냥 어장관리를 당하는 것 같아 실망을 하고 있었다.
하아...
한숨이 나온다.
불알친구놈과 소주를 한잔하며 그저 애써 그녀를 잊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 카톡~
한참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카톡이 왔다.
먼저 카톡을 한것은 처음이었다.
카톡을 받고 나는 불알친구에게 급히 일어나야겠다고 하고 일어났다.
택시를 타고 신촌을 향해 날라갔다.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내가 보고싶다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그녀가 있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룸으로 되어있는 술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곳에는 여자만 6명이 모여서 여러병의 양주와 맥주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왔어!!]하면서 그녀가 해맑게 웃으면서 나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이 친구야. 완전 편하게 해준다니까!] 그녀는 나를 데리고 자기 옆자리에
앉히고는 친구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녀 친구들은 [진짜! 오다니 진짜 친한가봐!] 이러면서 엄치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해주다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진짜! 이런 좋은 친구 없는 거 같아.]라는 말을 했다.
친...친구...친구라니...
그녀의 한 마디가 나의 가슴에 비수를 꽃는거 같았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연신 술을 퍼마시고 있었다.
천천히 마셔야 할거 같은데...
양주을 도대체 몇병이나 마신거야?
여자 6명이서 양주를 4병에 안주는 스테이크에 과일안주 거기에 수입맥주도
10병 정도의 빈병이 놓아져 있었다.
[혹시! 너 좋아하는 거 아냐? 안그러고야 이런 늦은 시간에 불렀는데 나오는 친구가 어딨어?]
친구 중에 한 명이 말을 하자 나는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까 긴장이 되었다.
[에이~ 아니야~ 무슨 우리는 진짜 친구야. 그지?]
그녀의 물음에 나는 바로 아니! 나는 너를 이성으로 좋아해!라고 말해야하는데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으...응... 친구지..]
결국 친구라고 인정하는 말을 했다.
내 자신이지만 정말 한심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직 기회는 있었다.
언젠가는 그녀도 나의 진심을 알아줄거라고 생각되었다.
마지막 남은 양주를 마시자 웨이터로 보이는 자가 들어와 계산서를 놓고 나갔다.
그는 자연스럽게 남자인 나의 앞에 놓고 갔다.
그녀는 팔짱을 끼면서 미소를 지으며 [내 친구들인데 사줄수 있어?]라며 물었다.
후우...
그래 친구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야 겠다고 생각되었다.
[당연하지!!] 나름 멋있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자 그녀와 그녀 친구들은 환호를 지르며
엄지를 치켜들며 잘생겼다고 멋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기분이 좋아졌다.
언제 이런 여자들에게서 환호를 받아보겠는가...
나는 계산서를 가지고 룸에서 나와 카운터로 가며 가격을 확인했다.
헉...
5....58만원...
늦게와서 양주는 3잔인가 마셨는데 금액이 58만원 이라니...
계산서 앞에서 체크카드를 내밀었다.
젠장... 잔액이 부족하다...
신용카드도 없는 상태라 난감했다.
급히 불알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꿔달라고 하자 그 녀석은 한숨을 쉬더니
30만원을 계좌이체를 해주었다.
계산을 하고 다시 룸으로 들어가자 그녀와 친구들은 [잘 먹었어요!] 하면서 옷을 입고 있었다.
이대로 끝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2차를 가자고 했지만 그녀들은 손을 흔들었다.
다들 약속이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친구들이 모두 나갔고 혼자 남은 그녀는 핸드폰을 열심히 카톡을 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 어차피 친구들은 모두 보내고 그녀와 단 둘이 술을 한잔 하면서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나의 마음을 숨기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후우...
그래 말하자...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 술이나 한잔 더하자고 하자 그녀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했다.
[어떡해~ 남자친구가 지금 나 데리러 차 가지고 다왔다는데... 다음에 먹자~]
남...남자친..친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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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다...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