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짝사랑 일기 - 9 -

노력매니앙 작성일 14.12.01 1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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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쏠로가 되었다.
그말은 즉!!! 내가 고백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두근거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백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나의 커뮤니티 사이트 장공유를 방문했다,
연애 SOS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친구로 지내는 여자사람이 있습니다.
그녀는 저를 그저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서 고민입니다.
확실한 고백방법 조언 부탁드립니다.

1시간 정도 지내자 가장 그럴싸한 고백방법을 확인했다.

[RE]시노젖키아이
대학로에 가면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다가 중간에 쉬는 시간에 연극하시는 분이 자연스럽게
이벤트식으로 고백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시켜줍니다.
고백받는 분이 식스센스급으로 감동 받을 거 같네요.

느낌이 왔다.
이거다!!!!
남들 보는 앞에서 멋진 용기있는 고백방법!!!
대학로에 유명한 소극장을 찾다가 한 곳을 발견했다.
30만원을 내면 공연 중간 쉬는시간에 고백을 이벤트식으로 진행하며
장미꽃다발과 케익 그리고 멋진 노래까지 틀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무릎을 꿇고 고백용 반지를 내밀면 끝!
내가 생각해도 멋진 고백이었다.

역시 의리의 장공유!!!

그녀에게 공짜 연극표가 생겼는데 언제 날짜가 되는지 카톡을 보냈다.
물론 답장은 한참 후에나 왔지만 연극을 좋아해서 주말저녁에 날을 잡을 수 있었다.

평일저녁에 소극장을 찾은 나는 연극하는 사람들이 고백이벤트 리허설을 하게 되었다.
연극 1시간 후에 쉬는시간이 지나고 2부 연극을 시잓하기 전에 연극하는 사람들이
깜짝 이벤트로 그녀를 무대위로 불러내고 사회자가 멘트를 날리며 분위기를 만들면
내가 등장해 고백하는 것이었다.

리허설을 3번정도 연습하고 준비를 마친 나는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주말 저녁!
대학로에서 그녀를 만났다.
간단히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드디어 소극장으로 들어갔다.

소극장이라 하지만 사람들이 50명이나 들어가는 극장이었다.

맨 앞자리에 앉은 우리는 연극을 재미있게 관람을 했다.

두근두근....
조금 있으면 고백할 생각에 나의 가슴은 쉴새없이 뛰고 있었다.
떨린다...
이렇게 떨린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연극 1부가 끝이나고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무대뒤로 돌아가 꽃다발과 준비한 고백용 반지를 준비했다.

후우....

쉬는시간 10분이 지나고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사회자가 멘트를 날리기 시작했다.

- 오늘 이벤트를 하겠습니다.
행운의 주인공을 제가 선택하겠습니다.
맨 앞줄에 앉은 미녀분!!!
네네!! 맞습니다. 일어나서 무대로 올라와주시겠어요??

얼떨결에 그녀는 사회자의 말대로 무대 중앙으로 와서 올라와 있었고 사회자는  슬슬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 정말 아름다운 미녀분이군요~ 오늘 그녀는 과연!! 멋진 왕자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멘트를 날리자 은은한 조명과 함께 '고백'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드디어 나갈 타이밍이 되자 심호흡을 하고 떨리는 가슴을 억지로 진정시키고
무대위로 걸어나갔다.

조명이 나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며 사회자의 요청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놀란 눈이 되어 부끄러운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쩔쭐 몰라 하고 있었다.

나는 남자다!!
용감하게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 앞에 서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꽃다발을 내밀었다.

사회자와 관객들을 받어라! 사겨라! 받어라 사겨라!를 외치며 고백성공을 유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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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됭~ 무리한 이벤트 하지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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