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자취할 때 집에 먹을게 아무것도 없어서 컵라면으로만 연명했던 적이 있었다.
근데 그 짓도 한 3일 지나니까 라면조차 떨어져서 끝..
월초에나 늘 돈이 들어오는데 그 때 거하게 질러버린게 있어서
통장잔고 레알 3천2백 얼마 있었고
그걸로 한 일주일을 더 버텨야하는 상황이었지.
냉장고를 뒤졌다.
뭔가 퍼런걸로 잔뜩 뒤덮힌 마늘과 액체화 되어가는 버섯나부랭이뿐
조미료 넣어두던 찬장을 뒤졌다. 소금 후추 다시다 이런것들 뿐
근데 그 조미료 병들 뒤에서 말린 미역봉지를 발견했다.
평소처럼 오덕질하면서 그거 옆에다 두고 오독오독 씹어먹었다.
한참 집어먹다가 잤다.
그런데....앀ㅋㅋㅋㅋㅋㅋㅋㅋㅋ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역이 뱃속에서 불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다말고 엄청난 토기를 느껴서 일어나보니 베개와 이불에 갓 따다 말린듯한
촉촉한 미역들이 널부러져있고 바로 달려가서 변기에다 미친듯이 토하는데
레알 내 뱃속에서 악마가 자라는줄 알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해도 토해도 퉁퉁불은 미역이 계속 나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119에 신고하는데 뭐 말만 할라면 계속 토나와서
미역 질질 흘리면서 살려달라고 외치며 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일이냐고 하시는데 이걸 뭐라그래야될지 모르겠고 너무 무섭고 정신이 없어서
'미역을 계속 토하고 있어요;라고 했는데 전화받은 사람이 웃더라 Aㅏ................
결국 응급실 실려가고 그 앰뷸런스안에서도 계속 쳐 토했음.
무슨 사발같은걸 받쳐주는데 그거 들고있는 사람이 '이거...미역 맞죠?' 그래서 또 한번 울었다.
응급실에서 사정설명하면서 토하는데 의사도 울고 나도 울고 뒤늦게 소환된 부모님도 울었다.
그 후로 난 미역을 못먹는 몸이 되었지...미역은 무서운 음식이다.
다들 미역을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