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미팅을 준비하면서 난 날라리 친구들과 더욱 더 어울렸다.
당구장도 매일 같이가고, 교복도 셔츠와 넥타이는 벗어던지고
단색 폴라티나 티쪼가리 한장 걸치고 다니게 되었다.
학교에선 스포츠머리를 권장하였지만 특별히 제재는 하지 않았다.
당시 나의 외모에 자신감이 슬슬 가질때라 나름 멋을 부리고
날라리스럽게 옷도 입고 드디어 두번째 미팅을 하게되었다.
이번엔 3:3이었다.
솔직히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나간게 아니라
첫미팅때의 분노를 삭힐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미팅을 통하여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면 잊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에 나간거다.
내 마음에 드는 아이는 없었다.
그래도 미팅에서는 짝을 정해서 놀아야 재밌는 법!!
이번엔 짝을 정하는 방법을 운에 맡기는게 아니라 직접 지명하기로 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짝대기 ㅋ
우린 젓가락을 하나씩 들고 하나둘셋을 외치며 맘에 드는 아이를 서로 가리켰다.
이럴수가;;;;;
난 셋중 가장 반반한 아이를 가르켰는데 그 아이는 다른 친구를 선택했고,
난 나머지 2명의 아이에게 동시에 지명을 받았다.
훗~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진작 꾸미고 좀 다닐걸...
짝이 안맞아서 그냥 다 같이 어울려서 놀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물론 다음은 없다.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를 만날 시간도 돈도 없었기 때문에...
이후로 몇번의 미팅을 더 해보았고, 심지어 반팅까지 해봤다.
고삐리 남녀 합쳐서 40명정도 경복궁가서 수건돌리기한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의 고2 생활은 미팅, 당구장으로 얼룩져 있었기에....성적은 뚝뚝 떨어져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몇번째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드디어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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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재미는 없지만 대딩때 19금스러운 에피소드가 있어 끝까지 적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