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정말 오랜만에 PC방으로 놀러 갔습니다.
예전에 후불제로 하던 방식과는 달리 요즘은 기계로 다 하더군요.
하여튼, 헤비 스모커인 저는 흡연실과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게임을 시작하다가
저도 나이를 먹었는지 따라주지 않는 손가락을 원망하며
모니터에 가로 새겨지는 저희 부모님 안부에 " 우리 부모님 잘 계시는데.. " 라는 혼잣말을 씨불대며
멘탈을 잡을겸 겸사 겸사해서 돈마블에서 서비스하는 카드 게임을 켰습니다.
한창 카드 게임을 즐기던 중에 제 옆자리로 50대 중반과 40대 후반정도 되어보이는 아저씨 두 분이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게임 ' 데*론 ' 에 접속을 하시더니 대화를 시작 하시는데.. ㅋㅋㅋ
카드 게임을 하면서는 크게 집중 할 필요가 없어져서 저는 자연스럽게 두 분의 대화를 듣게 되었죠.
이 두 분의 대화에서 인생을 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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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 " 야 임마! 너는 나이가 이제 내일 모레면 50인데 회사를 때려쳐? 그게 말이나 되냐? 어? "
40대 : 하아...... 아니~ 형님 그게 아니라요.
50대 : 임마! 너 집에 가면 제수씨랑 엉! 애도 조금 있으면 대학 가는데! 니가 지금.. 줏어 줏어, 템! 템 줏어!
40대 : 예. 형님.
50대 : 그 나이 먹었으면 임마 너도 해도 되는거랑, 하면 안되는 거랑 구분을 좀... 야! 힐 해라 힐~
지금 제수씨 심정이 어떨지 나는 어? 기분이.. 야! 개인 힐 말고 광역 힐 하라고~
40대 : 아이씨.. 그건 형님이 피하셔야죠!!
50대 : 뭐.. 하여간 지금부터라도 니가 마음을 좀 다 잡고 임마 애를 생각해서 나이가 좀 있지만
열심히 알아보면서 구직활동도 좀 하면서... 야! 잡아야지 잡아야지! 아니~ 옆으로 돌아가라고!
40대 : 아닙니다. 형님. 이쪽으로 돌면 못 잡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면..
50대 : 못 잡잖아.. 임마 야 너는 형 말도 제대로 안 듣고, 게임도 못하고 임마
40대 : 형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신거 아닙니까!!!!!
50대 : 아니 뭐가 말이 심해? 형이 니 회사 때려친거 가지고 뭐라 하는게 그리 잘못됐냐?????
40대 : 아니 그 말씀이 아니라, 제가 형님 리니지 때부터 20년을 옆에서 같이 게임을 했는데
제가 게임을 못 하다니요!! 말씀이 너무 심하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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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PC방에서 인생을 배웠습니다.
남자한테 게임 못한다고 하는 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크나큰 분노를 일으킨다는 것을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