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차량 운전한 태권도장 관장 구속영장 기각
피범벅 된 아이 차에 30분간 방치 '병원 아닌 학원 향해'
"예원이를 기억해 주세요." 애도 물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원이를 기억해 주세요'란 제목의 서명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한 태권도학원 차량에서 양예원(6)양이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관장은 아이가 부상당해 고통스러워 하는데도 병원이 아닌 학원으로 향했다.
온라인 포털 다음 아고라 청원에는 지난 3일 '예원이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10만 명 목표 서명운동이 올라왔다. 10일 오후 2시 정각까지 4만6984명이 서명해 이날 5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
당 청원 글에는 '이동하는 학원 차량에서 튕겨 나가 목숨을 잃은 천사 예원이의 사연'이라며 "사고 당시 머리 부분에 큰 상처를
입은 예원이는 바로 병원으로 향하지 못했다. 관장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호흡이 돌아오자 피범벅 된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곧 있을
수업에 나머지 아이들을 들여 보내기 위해 병원이 아닌 학원으로 갔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태권도학원 관장은 학원에 다른 아이들을 내려주고 난 뒤에야 119신고를 했고, 사고가 난 지점으로부터 600여 미터 떨어진 도로 한 복판에서 구급대에 예원이를 인계해줬다. 하지만 예원이는 병원 도착 당시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청원을 올린 네티즌 양 모 씨는 "자기의 자식이었다고 해도 학원으로 향했을까"라고 물은 뒤 "상식 밖의 행동으로 30여 분간 아이를 내버려둬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관장은 명백히 살인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수원지검은 "(관장의) 아내가 곧 출산 예정이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태권도장 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양 씨는 이 사건은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사건'이라며 "(관장이) 다시 정확한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가족들이, 여러분 모두가, 우리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제2의 예원이가 나오게 할 수는 없다"며 네티즌 서명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 6일 사고 발생 지점 인근인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의 한 대형 상가건물 앞에는 고(故) 양예원 양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 출처=다음 아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