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덩어리야, 너 같은 애 낳아 고생해 봐" 이런 말 참으세요

un사무총장 작성일 15.04.30 0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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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입에 걸레를 물었니, 말버릇이 그게 뭐야?”

 박모(48·여·서울 구로구)씨는 최근 중학생 딸의 전화 통화 소리를 듣고 버럭 화를 냈다. 욕설을 섞어 가며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는 딸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다. 박씨는 “몇 차례 주의를 줬지만 고쳐지지 않아 감정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곧 후회했다. 그는 “‘걸레라는 표현을 쓰며 화내는 엄마도 똑같은 것 아니냐’는 딸의 말을 생각하니 화를 참지 못한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다”고 했다.

 송모(55·경기도 구리)씨는 요즘 고등학생 아들과 대화가 안 된다. 지난주 중간고사 기간에 제 방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아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네가 무슨 천재라고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하느냐”며 몇 분간 언성을 높였다. 아들도 “아빠와는 말이 안 통한다”며 방문을 열어젖히고 거실로 나가 버렸다. 송씨는 “엄마와 얘기하다가도 퇴근하고 오면 ‘아빠 떴다’며 방으로 들어간다. 소통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녀와의 소통으로 문제를 겪는 부모가 많다. 순간적인 감정에 욕설을 하거나 진심과는 달리 상처를 주는 말로 사이가 멀어지고, 정작 문제 해결은 못하고 말싸움만 하다 끝난다.

 

최근 ‘막말’ 논란을 일으킨 사회지도층도 마찬가지다. “너 나가”라며 기내 승무원을 몰아세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교수들에게 “목을 쳐 줄 것”이라고 한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 등도 상대와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무작정 감정을 배설한 사례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와의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푸는 열쇠를 본인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김종영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아이에게 부모는 엄청난 ‘갑’”이라며 “자녀의 마음을 읽어 주지 못하는 부모의 대화법은 큰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갈등 상황에선 감정을 쏟아내고 갈등을 키우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공감 대화’를 제시했다. 강태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은 “화를 가라앉히고 감정과 사실을 분리해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먼저 상대를 비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콕 집어 지적하는 게 좋다. 그래야 화를 키우지 않는다.

게임에 빠진 아이에게 “너 참 한심하다”고 하기보단 “게임한 지 3시간이 지났다”고 사실만 말해 주는 거다. 다음은 잘못된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게임을 오래 하면 뇌가 빨리 늙는다”는 식이다. 끝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차분히 제안한다. “한 시간 게임을 했으면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족 간에 ‘공감 대화’를 하려면 먼저 자녀들에게 ‘경청’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오미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는 “대부분 아이가 하나둘인 가정에서 크다 보니 상대의 말을 듣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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