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무한도전의 열렬한 팬이었고, 때문에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일련의 일들을 지켜봤어.
지금의 이 사태가 남자 vs 여자의 구도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게 됐어.
(글 솜씨가 엉망이라 간결하게 쓰지 못하는 점 이해바라)
앞서 밝히자면, 나는 애초에 옹꾸라가 뭔지도 몰랐고(옹꾸라 팬이 아니라는 이야기)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이 옹달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는 것도 전혀 몰랐음. 또 광희도 역시 좋아했어. 그래서 나한테 장빠니 뭐니 하려면 넣어두도록 해.
또, 나는 페미니스트에 가까운 사람이야. 몇 개만 언급하자면, 한국사회의 유리천장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사회생활이나 결혼으로부터 받는 부조리함과 불이익 역시 잘 알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개선되길 바라고 있어.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이 자그마한 나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고 있고, 내가, 내 어머니가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남성이 받는 고충이나 역차별에 대해서도 통감하고 있어. 이건 역시 내 가족, 내 오빠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겠지.
서론이 길었네. 결론부터 말할게.
나는 여시 회원들이, 그리고 트위터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칭하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들이 여자들의 대표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 나는 이 일의 시초가 된 장동민의 논란에 대해서 너희들이랑 생각이 달라.
난 인터넷에 뜨는 수많은 말들을 사실이 밝혀질 때까진 믿지 않기 때문에, 일이 터진 후에 곧바로 원본을 찾아봤어.
그 결과, 인터넷에 떠도는 편집본, 그리고 편집본으로 인해 확산되었던 말들이 과장되어있고 왜곡되어있다는 걸 알게 됐어.
사회적으로 일반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수위의 잘못된 단어를 선택한 것은 그의 과오이고 질타를 받을 만해.
그가 사용한 단어들이 불쾌했던 것은 사실이나, 사실 외의 것으로 필요 이상의 벌을 받는 것은 잘못된 거야.
그가 ‘여성’을 지칭하며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나는 그가 너희들이 말하고 있는 여성혐오자라는 말에 전혀 동의할 수 없어.
2. 나는 그가 수차례 사과하면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할 때, 너희들이 말하던 “왜 그가 ‘여자’들에게 사과하지 않는거냐”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
여자는 국민 여러분에 속하지 않는 제 3의 특별한 국민인가? 제 3의 성이라도 되는 건가? 오히려 그게 차별이 아닐까?
그리고 만약, 장동민이 ‘여자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면 오히려 불쾌했을 거야.
왜냐면 내 입장에선,(옹달샘의 사과에 누가 될까 조심스럽다. 오해말길. 그들의 생각이 아닌 내 생각이다.)
하지 않은 잘못에 대한 사과가, 누군가의 요구에 의해 하게 되는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또 하나의 갑질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소위 '갑질모녀’가, 오해하여 한 알바생에게 ‘잘못’이 강요되고, 결국 무릎까지 꿇린 그 사건을 빗대어 말하고 싶다.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랄게.)
3. 내가 '여성시대'를 보는 시선은 너희들과는 달라.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여성시대는 흡사 북한의 모습과 유사해. 처음 이 일이 터졌을 때 너희들의 의견과 반대되는 덧글이 달렸을 때의 반응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그러고는 결국 삭제하라는 강요와 함께 수십 수백명이 한꺼번에 글쓴이에게 달려들어 비난하던 모습, 일명 부리털기를 통해 일베충으로 몰리며 추방되는 모습이 북한의 아오지탄광을 연상시키더라고.
따라서 너희들이 왜 ‘여시’를 ‘여자’라고 멋대로 정의 내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 불쾌해.
분명히 말하지만,
여자들이 당당하게 의견을 내고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꼬운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궤변을 일삼으며 타인을 헐뜯고 변명하는 모습이,
너희들 입으로 언론의 자유를 내뱉으면서 같은 회원의 다른 의견을 묵살해버리는 것이,
너희들의 입으로 여권신장을 외치면서 그 안에선 성희롱과 새 생명에 대한 생명경시가 만연하다는 것이,
너희들의 입으로 정부의 불통을 비난하면서 너희 스스로가 귀를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꼬운거야.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
만일 너희들이 정말 여성시대를 사랑한다면,
냉정하게 타인의 눈으로 너희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장동민에게 씌웠던 ‘여혐’프레임, 서지수에게 씌웠던 ‘인간 쓰레기, 걸레’의 프레임부터 먼저 벗기려고 노력해라.
너희 여시가 '알지도 못하면서' 일베 취급을 받는 것이 화가 난다면,
너희들이 했던 '알지도 못하면서' 했던 모든 행동들을 반성하길 바란다.
부디 정신 차리고 너희 스스로가 빛을 낼 수 있는, 당당하고 객관적인 너희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너희들로 인해 진짜 여권운동에 힘쓰는 분들을 욕보이지 않아줬으면 좋겠고, 너희의 진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차분한 20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