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5. MBC 광복절 기념 특집극 '절정'
2012 美 휴스턴 국제영화제 특집극 부문 대상 수상
우리 어릴 적에는 흰 옷만 즐겨입었지.
나라가 넘어가고 나서, 조선사람들을 개화시킨다며 관리들이 검은 물이 든 물총을 쏘아 댔어도
고집스럽게 양잿물에 삶아 희게 입었건만,
요즘은 같은 조선인들끼리도
흰 옷 입은 사람들은 두루마기라고 무시하더군.
난 이제... 일본으로 가려네.가서 듣고, 보고 오려네.
조선 사람들은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다.하지만 자제와 절제 미덕을 모르는 민족.그들은 무턱대고 일본에 적대적이지만,일본은 가난한 조선에 철도며 전신, 우편 서비스를 만들었다…….
나도 조선인이오. 저기 무슨 일이 난거요!
성당에서 조선인들을 모아놓고 불을 질렀소.
성당 밖으로 도망치는 자들은 모조리 총살당했소! 당신도 어서 피하시오.
어째, 이름자가 달리 뵈니다. 다른건 몰라도, 당신 이름자는 아는데.
앞으론 누가 바깥양반 이름을 묻거든, 이육사라고 하시오.
난 이제,
일본을 몰아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걸세.
필요하다면 총도 들고, 칼도 들고, 폭탄도 들겠어.
대신,
새로 태어날 조선은… 절대 일본이며, 아메리카 따위를 닮아서는 아니되네.새로 태어날 조선의 백성들은 내 입에 들어오는 쌀을 기름지게 먹겠다하여 다른이의 고혈이 빨리는 것을 못본척 해서는 아니되네.
대답해보게.
자네가 꿈꾸는 조선은, 어떤 모습인가?
내 골방에 커튼을 걸고정성스런 맘으로 황혼을 맞이하오니바다에 흰 갈매기들 같이도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내 뜨거운 입술을 마음대로 맞추어 보련다그리고 내 품안에 안긴 모든것에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임자, 어찌 지내오 임자.
기미년에 만세 운동이 일었지그 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네.목이 찢어져라 외쳤어
만세, 만세, 만세…
헌데 끝은 참혹했어.나도 난생 처음 감옥소라는델 가게 되었네.자네도 독방이 어떤 곳인지 알지.내 똥오줌 냄새를 내가 맡아야 되는 곳이야.헌데, 똥냄새를 맡으면서도 배는 고프더군.간수들 발소리만 들려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창자가 요동치더란 말이야.난 다짐했네. 두번다신 감옥엔 가지 않겠다….
아까 그 분, 와이프죠?왜 모른척 한거에요?내가 모를까봐서요?형사들이 부인을 귀찮게 할까봐아예 당신 주변에서 떼어놓으려는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