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될 이유가 무시무시한 먹성 때문입니다.
말도 안되죠? 겨우 그거 때문에라고요? ..
하.........
.. 제 여자친구는 어마무시하게 많이 먹습니다.
처음 소개팅에서 만난 자리에서 예쁜 눈웃음으로 인사하며 다가오던 여자친구. 알면 알수록 매력있고 제 친구들한테도 진국이라고 불릴만큼 좋은 성격.
네...최고의 여자친구 입니다 ..
그러나..두려울 정도로 너무 먹습니다.
남중 남고 나와서 사내놈들이 식판에 코 박고 마시는건지 먹는건지 모를정도로 괴물같은 식성들은 많이 봐왔어도 여자가 괴물처럼 먹는건 처음입니다.
만난지 한달정도는 밥을 안먹었습니다.
숨긴거죠? ...
저녁에 약속잡아 만나자면 , 저녁은 꼭 먹고 나오는 여자친구... 어쩔수없이 디저트 카페가서 커피에 케이크 같은거 먹으면서 데이트 했습니다.
후....
만난지 3개월 정도 넘어가니 여자친구는 더이상 숨김없이 먹습니다.
누구나 첫기억은 잊을수 없다죠?...
배가 무지 고파서 오늘은 많이 먹을거라 자기가 쏘겠다는 여자친구말에 귀엽게 생각하고 자주가는 갈비찜 맛집에 대려갔습니다.
매운 갈비찜 제일 큰거 (5~6인분) 시켜서
양념까지 쓱쓱 다 긁어먹고는 , 메뉴판 한번 더 보더니. 모자르다며 갈비전골에 밥 시켜 먹습니다 .
가격을 슬쩍 보니 10만원은 훌쩍 넘었습니다.
어머님이 돈관리 하시고 용돈받는 여자친구가 뭔 돈이 있나싶어 빌지를 제가 숨기고 카운터로 걸어가자..
"오빠~ 계산 내가 할거야~ 줘~ 오빠는 후식쏴용~"
회식마냥 많이 나온 영수증보다 무섭던
여자친구의 후.식 먹자는 말.....참 오싹했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니..
이날 저는 여자친구가 저랑 헤어질라고 일부러 그런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별만큼은 아니길 불안한 마음으로 한발치 떨어져 힘없이 고개숙이고 카페로 터벅터벅 걸어가니.. 다가와선 손 꼭 잡고는
"자기야 미안해 너무 많이 나왔지? " 라며 애교부리는 여자친구를 보자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됬습니다.
그후로..
데이트는 늘 맛집탐방.
영화는 말없이 눈으로 보는건데 그게 데이트냐며 싫다는 여자친구 조르고 졸라서 처음으로 작년에
수상한그녀 한번 봤습니다 .. 그후로 끝 ㅜㅜ..
고깃집가면 10만원은 그냥 애교..
소고기 먹는 날이면 30~40만원은 그냥.. 기본
족발집에서는 무조건 보쌈(대)+족발(중)+양념족발(소) + 서비스 요리 싹쓸이 ...
중간에 몇걸음 걷다보면 꼭 먹고야 마는
파리바게트 빵 + 죠스 떡볶이 (세트)
충격적인 길거리 닭꼬치 5개먹고 20개 포장
치킨먹으러 가면.
후라이드+양념순살+구운치킨
제일 좋아하는 피자는 두판 시켜 먹지만
먹고나서도 아쉽다며 셀러드바를 몇번 왔다갔다...
회먹으러 가면 , 회는 양에 차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수족관을 싹 쓸어버릴듯한 먹성.
놀이공원가면 놀이기구보다 이것저것 먹어보는데
더 행복을 느끼는 여자친구...
펜션잡고 놀러가는 날은 완전 피난길 마냥
이마트를 싹 쓸어버릴 기세 ......
내년에 결혼을 생각하니..
여자친구의 집에 인사하러 처음 간날.
상다리 부서지도록 차려놓으신 여자친구 어머님께 감동 받아 맛있게 먹는 모습 보여주려 하기도 전에 .. 일반집 국그릇에 담겨오는 고봉밥에 흠칫..
네.... 여자친구 먹성은 집안 내력....
밥 어렵게 어렵게 싹 비우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먹고 집에와서 소화제먹고 끙끙되며 누워 생각해보니 밥먹을때 대화 한번 없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여자친구와 막내동생 다들 숨안쉬고 먹기만 하길래.... 한숨쉬며 결국 잠 들었습니다.
두번째 방문때.
아침부터 굶고 점심도 거르고 찾아갔습니다.
아버님과 식사후 술한잔 마시는데..
밥 안굶길 자신만 있으면 대려가라고 하십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더하다가 ... 듣게된 한달 생활비..
집에 돌아와.....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이건 아닌거같습니다. 여자친구 집안 자체 마인드가 먹기위해 돈버는듯 합니다.
여자친구와 결혼하면 식비 감당이 안될듯합니다.
저는 월 고정수입 600 . 또 다른 월 부수입 280~350 과 합쳐도 먹고는 살아도 . 제가 꿈꾸는 노후에 맞는 저축은 안될듯합니다.
여자친구를 사랑하고 모든 모습까지 좋다한들.
이제는 조심스레 마음이 멀어집니다....
집에서 어떤 여자친구인지 몰랐기에.......
집에 빚이 조금 있다던 여자친구.
아버님과 술한잔 기우리다 보니 말씀해주십니다.아버님이 한창 수입이 좋았던 시절에(지금은 힘드심) 쓰던 씀씀이가 (대부분 식비) 지금까지 그대로 쓰다보니, 매월 적자가 난다고 합니다.
아무리 식성이 좋다들해도.. 하..
빚을 내면서 먹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여자친구가 이젠 자리좀 잡은 프리랜서 인데..
하루종일 집에서 뭐든 시켜먹고 할텐데.겁납니다.. .
신용카드 웬만해선 안쓰던 제가.
어느달은 700을 찍은적도 있습니다... 내역서보면
전부 음식... 그놈에 맛집 맛집...... ㅜㅜ
취업하고부터 매월 대부분 적금들고..
뭔가 살때는 신중하고 모아서 쓰다 보니 .
부모님 도움도 있었지만. 제가 사람답게 산다고
집살때 보태주셔서 서른 이전에 제 집을 살수있었습니다.
이제는 크게 들어갈돈 없다 싶어 결혼하면 저축을 좀더 열심히하고 싶습니다..
물론 여유있습니다. 그게 여자친구가 먹는데 쓴다고 아깝지 않습니다. 허나 저도 사람이고 준비된 한 아이에 아빠가 될테고. 든든한 남편이 되야할텐데..
어찌보면 사랑하는 와이프가 먹는걸텐데...
저 참 쪼잔하고 나쁜놈입니까....... ?
신혼과 노후는 행복하길 바라기에
여행도 나니고. 여유있는 부부생활을 원합니다.
기념일에 와이프에게 예쁜 꽃과 멋진 반지를 선물하는게 제 꿈이지... 족발줘서 행복해하는 와이프가 아닙니다......
여자친구는 ..
제게 말합니다 .. 번 돈 어머니에게 다 줬지만
생활비에 다 쓰셨다고.
그래서 모은돈이 없다고. 하지만 자기가 실컷 집에서 맛있게먹고 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
.
몸만 와도 된다 .
근데 이제는 그렇게 생활비 못쓸거다 하니까..
우스게 소리가 아니라.
하루에 한번은 배달은 시켜 먹을것이고.
일주일에 두번은 외식은 해야 한답니다.
평범한 사람 둘이서 외식하면 6~8만원 나옵니까?
여자친구랑 먹으면 한끼 10만원은 기본이니까...
이젠 예전에 두사람이서 먹던 계산 상식도 잊어갑니다....
앞으로는 아기를 위해 준비도 해야하고
우리가 추억에 남는 삶을 위해 여행도 다니는데
쓰자니까 , 제 돈으로 저축하고 여행이든 뭐든 취미활동하고 자기가 번돈으로 식비쓰겠답니다.
그래서 니가 버는 돈으로 식비는 턱 도 없을거라는 제말에 자기가 결혼 고민해본답니다..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천사같던 제 여자친구가
음식 때문에 저렇게 변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부모님 앞에서도... 그 식사 자리에서
코스 하나 먹고도 하나 더 추가해서 식사시간만 두시간... 그 중 한시간은 여자친구 혼자 먹던 시간..
잘 먹어서 예쁘다며 웃던 저희 부모님인데
이정도인걸 아시면 결혼 반대 하실겁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 못하는 제가 너무 병신같지만...
어디 말할곳도없습니다.
정말 사랑하는데 .. 자신이 없습니다.
감당하고 결혼해 살라고 하면 사는게 정상입까..? 제가 못난 등신입니까?
여자친구 보템없이 시작은 제 모든걸로 한다해도
미래를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생각합니다.
한달에 500이상을 먹는데 쓰고 그 외 생활비 포함하면 답이 없을듯합니다.
....하
두달전 뷔페에 같이가서
열접시는 후딱 해치우고 집에가서 톡하나 옵니다
'짜빠게티 5개 끓이는데 너구리 몇개 넣지?' 라는
톡을 보며 두렵던 제 자신...
다른 분들은 감당 하는게 맞는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