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방송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매우 중요한 점을 짚었다.필자가 여러 차례 글로 옮기려다 만 것이었는데,손석희도 이것에 대해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북한의 잠수함 50여 대가 사라졌는데 물 위로 떠오르기 전에 위치를 알 수 없다는 국방부 설명의 무책임(또는 어이없음)에 대해.
손석희가 국방부에 파견된 기자에게 확인을 요구했듯이, 국방부의 설명이 진실이라면,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에 이것만큼 위험천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북한의 핵위협은 소형화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큰 위험이 되지 못한다. 발사에 걸리는 과정이 오래걸리기 때문이며, 그것을 지켜보기만 할 한국과 미국, 중국이 아니기 때문이다.국방부 발 음모론 따위는 언급하지 말자. 국방부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수백 조가 넘는 국방비가 들어갔지만, 국방부가 말하는 사정권 밖에서의 북한의 잠수함 공격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가 되니까.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천문학적인 국방비가 비대칭전력을 극복하는데 사용되지 않고 쓸데없는데 사용됐다는 뜻도 되니까.
국방부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모든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과장해서 말하면 모든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친 것이란 뜻이다. 방산비리로 그렇게 많은 세금이 줄줄 세나가는 데도 국방부는 어떤 대비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DMZ의 지뢰도발부터 연천군으로 날아온 로켓포까지, 국방부의 대응과 설명은 미흡하고 형편없고 의문투성이였다. 이명박 정부부터 지금까지 북한에 당하기만 했지 속 시원한 응징에 성공한 적도 없는 국방부였다. 막장쓰레기들이 민주정부 10년을 탓하지만, 그 이후로 7년7월이나 흘렀다.
정부와 언론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더욱 어려워졌고, 내부의 급변사태가 언제 일어날지 모를 정도로 최악이라는데, 국방부는 그 많은 국방비를 확보하고도 북한의 잠수함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어떤 것도 갖추지 않았다고 고백한 꼴이다. 방산비리가 만연한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안보에서의 일방적 위협은 국민들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손석희는 이것을 짚었고, 그래서 언론이 왜 존재하고 무엇을 파고들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국민 모두가 국방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손석희의 질문에 국방부가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국방부가 피해갈 수 없는 국민에 대한 의무다.
출처:이토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