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 오림동 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 이마트 여수점
여수점, 장시간 서서 일한 알바생 앉아 쉬었다고 '블랙리스트' 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 규칙, "서서 일하는 근로자 위한 의자 갖춰야"
신세계그룹(부회장 정용진) 이마트(대표 이갑수)가 장시간 서서 일한 매장 아르바이트생이 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로 분류, 재취업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전라남도 여수시에 거주하는 김 모(25)양은 지난 3월 이마트 여수점에 아르바이트 지원서를 제출했다 '블랙리스트' 대상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했다.
김 양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사유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거부당했다"며 "일주일에 8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당시 칭찬도 받았었다.
취업 거부 사유라고 하면 지난달 매장에 근무하며 잠시 앉아 쉬다 지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일 때문이라면 이마트는 다음부터 사람이 아닌 기계를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양은 지난 2월 설대목에 이마트 여수점 양주판매대에서 10일간 행사도우미로 근무했다. 근무 시간은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9시간이었다. 행사기간 중 휴일은 없었고 식사시간 외에 따로 휴식 시간도 없었다. 시급은 7000원으로 10일 동안 60만원을 받기로 이마트 측과 계약했다.
하루종일 서서 근무하던 김 양은 손님이 적은 시간에 매장 인근 청소를 하는 직원들의 휴식공간에서 잠시 앉아 쉬었다. 하지만 당시 이를 목격한 이마트 가공 매니저는 김 양을 향해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근무하라고 했으며 김 양은 10분의 휴식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매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휴게실은 4층이라 김 양이 근무한 지하 1층 식품코너에서 10분 가량 걸려 너무 멀었고, 매장에는 의자가 없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제 80조에는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가끔 이용할 수 있는 의자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를 지키지도 않았을 뿐더러 휴게소에 설치된 의자에 잠시 앉은 근로자를 취업불가 대상으로 규정하기까지 한 것이다.
당시 김 양은 일주일간 82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잘했다'는 칭찬과 함께 인센티브로 4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