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자연사 작성일 15.09.11 14: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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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 이현세


살다 보면 꼭 한번은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그제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단거리 승부가 아니다.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한다.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거의 없는 것이다.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가장 정직하게 내면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모두에게 감동을 준다.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후배들에게 조언한다.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그것이 정상이든, 산중턱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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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출처 - http://blog.naver.com/ruffian71/22047834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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