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 선진국에 따른 다른 반응 다르게 보기

백마탄78 작성일 15.11.16 00:07:26
댓글 17조회 10,307추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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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깁니다. 나름대로 밑에 세 줄 요약은 해놨습니다.)

 

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전체를 보자는 의도는 좋으나 좀 다른 측면으로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독 프랑스를 더 애도하는 전세계적인 현상은 사람들이 단순히 시류에 편승하고 있거나,  

후진국, 선진국을 차별하는 것만이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부분도 분명 있다고 보지만 그게 주는 아닌 것 같다는 거죠.

 


약간 사람 심리를 파헤치는 쪽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요? 

 

 

사람은 상대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접하고, 공유할수록 자기와 상대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가족, 연인, 친구, 이웃 등이 그렇죠.  

반면 정보가 부족하거나 자주 접하지 않으면 그 만큼 낯설고 심리적 거리도 멀어지죠.

이는 상대에게 어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슬퍼하는 정도와 직결되겠죠.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난민 100명의 죽음보다 내 옆집에서 10년 동안 알고 지내고  

자주 보던 이웃의 죽음이 더 슬프고 충격적이지 않나요? 단원고 아이들의 죽음도

너무 슬프지만 내 자식 한 명의 죽음이 더 큰 심리적 타격을 주지 않을까요? 단원고

아이들의 죽음 때문에 서울에 있던 한 부부의 삶이 자기 자식들을 재껴두고 슬픔으로  

짓눌려 피폐해진 경우가 있을까요? 심지어 이번 프랑스테러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슬픔보다 내 자식처럼 키운 평생 반려견의 죽음이 심리적인 충격을 더 크게 가져오지  

않을까요?  


 

이런 건 언뜻 생각하면 뭔가 미안한 듯 찔리는 것 같지만 잘 따져보면  

인지상정이지 않나 싶습니다. 공자님도 유독 아끼던 제자가 있었고, 그의 죽음을

특히나 더 슬퍼하셨더랬죠. 예수님도 베드로를 특히나 더 좋아하셨죠.

상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심리적 거리에 따른 슬픔의 강도의 차이는  

일반 중생이나 성인이나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것 같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전세계인은 프랑스에 대해 심리적 거리를 시리아, 이라크 등에 비해

월등히 가까이 두어 왔다고 봅니다. 당장 우리만 봐도 그렇죠. 시리아어, 이라크어로  

인사할 줄 아는 분이 몇 명이나 될까요? 하지만 프랑스어로 봉쥬르 모르는 사람은요?  

거리만 나가도 에펠탑 로고는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우리는 무의식중에도 프랑스의  

정보를 많이 접합니다. 그 만큼 무의식중에 심리적으로 가까운 이웃처럼 느끼게 되죠. 

 


서점, 영화, 광고 등에서 끊임없이 프랑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심지어 프랑스에

대한 막연한 낭만 같은 것을 갖기도 하죠. 당연히 프랑스와의 심리적 거리는 그 정보를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이라크나 시리아에 비해 많이 좁혀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수의 사람들이 후진국과 선진국을 차별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류에

편승하기 때문에 프사를 바꾸는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시리아나 이라크에 대한 정보가 프랑스만큼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노출됐다면 어땠을까요? 우리가 이라크어로 인사도 할 줄 알고 시리아어로 회화를 하면 왠지 근사하다고 느꼈다면 어땠을까요? 더 많은 이들이 두

나라의 슬픔에 함께 애도했을 거라고봅니다. 

 


따라서 지금 프랑스에 애도를 표하는 페북 프사를 저렇게 비꼬는 것은 그런 사람의 심리를 미처 따져보지 못한데서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형님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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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장 요약


1. 프랑스를 애도하는 프사는 생각 없는 시류 편승이나 비인도적인 국가차별이라기보단  

    일종의 심리적인 문제인 것 같음.


2. 더 자주 과련 정보를 접하는 상대일수록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며, 그 상대의 슬픔이  

    더 큰 심리적 영향을 끼친다고 봄.(예:아프리카 난민 100명의 사망뉴스보다 잘 알고 지내는  

    옆집 이웃 한 명의 죽음이 더 큰 심리적 충격을 줌) 


3. 프랑스에 대한 정보는 시리아, 이라크에 대한 정보보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더 많이, 자주

    접하는 정보임.(예: 봉 쥬르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라크어로 인사할 줄 아는 사람은?  

    서점, 영화, 광고 등도 한 몫 함)


결론  

   

  시리아, 이라크에 대한 정보도 프랑스만큼 많이 접했다면, 또 이미지가 좋았다면 사람들이 비슷하게 애도했을 가능성이 큼. 그런데 마치 사람들이 비인도적이거나 선진국과 후진국을 대놓고 차별하기 때문에, 그리고 시류에 편승하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는 듯한 저 그림은 그다지 적절하진 않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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