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복무병’ 이용 입대… 중대원들 괴롭혀 보복 두려워 대응도 못해… 간부들도 소극적
육군 22사단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등이 일어났던 지난해 육군 모 부대에서는 자칭 ‘조폭(조직폭력배) 출신’ 병사들이 구타 및 가혹행위 등으로 부대원을 괴롭히고 선임에게 하극상을 범했지만 군 간부들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으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2013년 친구 사이인 A·B씨는 생활주소지와 가까운 부대에서 군생활을 할 수 있는 육군 ‘연고지 복무병 제도’를 통해 경기도 모 부대에 배치됐다. 이날 A·B씨와 함께 군생활하며 직접 겪었던 이들의 횡포를 세계일보에 제보한 C씨는 “A·B가 일, 이병 때부터 부대원들에게 본인들이 사회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고 조폭 활동을 했다는 식의 표현을 자주 했다”며 “몸에도 눈에 띌 만큼 문신이 크고 많아서 중대원들이 위압감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동반 입대가 아닌데도 친구 사이인 A·B가 같은 소대에 배치됐다”며 “그들이 속한 소대 내에 해당 지역 출신 병사가 60∼70%나 돼 전역 후 사회에서 부딪칠 것을 걱정한 소대원들이 이들의 횡포에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대원 D씨는 “‘마음의 편지’와 같은 소원수리를 통해 간부들에게 이들의 횡포가 보고돼도 중대 간부들은 구두경고 정도로 끝냈다”며 “그러다 보니 A·B의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해 부대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쯤 B씨는 부대 전투사격 훈련 중 부대원을 구타한 사건이 들통나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창처분을 받고 부대로 복귀한 B씨는 타부대가 아닌 옆 중대로 전출돼 구타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보기도 했다. C씨는 “B가 일과시간만 끝나면 우리 중대로 와서 A와 함께 휴식시간을 보냈다”며 “이 때문에 구타 피해자들이 오히려 이들을 피해다니며 눈치를 보고 위축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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