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거침입을 한 도둑에 대한 판결에 논란이 있어 법원 판결문을 토대로 작성합니다.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는, '그럼 도둑이 집에 들어왔는데 가만히 있냐' 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문을 자세히 보셔야 왜 집주인이 도리어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1) 집주인의 과도한 대응
즉, 도둑이 집에 침입하여 집주인이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폭행은 '최초폭행'이고
이후 도둑이 쓰러지고 난 뒤 경찰에 신고하러 1층에 내려가다가 도둑이 기어가는 걸 보고
허리띠를 풀어 띠부분으로 때리고, 뒷통수를 발로 찍어차는 등의 행위를 하여 이를 '추가폭행'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위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추가폭행'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A씨도 진술과정에서 '지나치게 폭행한 것을 인정'하였으며, 판결요약에도 나와있듯이 '방위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공격적 의사'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최초폭행'과 '추가폭행'사이의 시간적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이것을 하나로 묶어서 보지 않았습니다.
2) 도둑이 들면 대응하지 말란 말이냐?
- 아닙니다. 도둑이 피고인(집주인)의 집에 침입하였기 때문에 정당방위 상황은 최초폭행 시점(즉, 도둑이 제압당해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상황)에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결문의 초점을 '도둑들어도 가만히 있으십쇼' 라고 해석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도둑이 '흉기를 소지하고 잠입하지 않았고', '제압 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집주인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이를 시도하지 않음' 으로 집주인이 -상당한 이유가-없이 추가폭행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3) 미국은 주거침입하면 사살당해도 무죄다.
-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모두 '반격'에 대한 일정한 제한을 두고있습니다.
즉, 모르는 사람이 우리집에 들어왔다고 모두 총으로 쏘거나 사살해도 되는 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헷갈리시는 이유가 아마
미국에서 여자 혼자 아이와 집에 있는데 술취한 남성 두명이 들어와서 총기로 대응했던 것을 사례로 생각하시겠지만,
사건과정을 잘 보시면 총기사용을 권유한 경찰에서도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묻는 부분을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즉, '상당한 이유'를 확인한 후, 필요하면 발포하시오 라고 했습니다.
더 쓰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하자면
1) 도둑이 침입하고 집주인이 대응한 부분은 정당방위로 인정하지만, 이미 제압당해 공격의사를 보이지 않은 도둑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피를 흘리고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아무런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 도둑이 침입-제압 당함-기어가는 상황에서 흉기를 사용하거나 집주인에게 상해를 입힐 어떠한 근거가 없는데도 집주인은 계속 폭행을 하여 뇌사에 이르게 하였다. (집주인의 공격적 의사가 지배적인 상황으로 해석. 불가벌적 과잉방위 적용안됨)
3) 어머니나 누나가 강간 당해서 우발적이었다고 진술하였으나, 계속 폭행을 하면서도 어떠한 확인조치도 취하지 않았음. 이후 자신의 대응이 지나쳤다고 진술. 집주인은 술을 마시고 귀가했던 상태임. 게다가 소리로 이웃집이나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상황에도 그러지 아니하였음.
4) 경찰이 출동했던 시점에 도둑이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있었던 상황에도 집주인은 구호조치를 실행하지 않았으며, 혈흔의 자국을 보아 흉기를 가지러 부엌에 갔다던지, 집주인에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가 힘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