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펌-
중2였나 한번은 일찐 여자애 (귀여웠음)랑 짝이 된적이 있음
처음엔 되게 어색했는데
다음 짝 바꿀 때도 얘랑 또 짝이 되서 슬슬 말도 트고 재밌게 지냄
근데 한번은 얘가 며칠 학교를 안나오는거임
그래서 나도 교무실에 불려가서 담임선생님이 얘 어디갔는지 혹시 아냐고 물어보기도 하시고
그러다 그 다음주엔가 학교 다시 나오더라
근데 걔한테 항상 좋은 향기가 나서 일부러 장난치다 걔가 해드락걸고 머리 책상 아래로 누를때도 별 저항안했는데 다시 나오고 그 장난 치는데 그... 뭐랄까 안씻은 냄새? 그런게 나더라 구리구리하고 막 그런거
아침조회 끝나고 담임 선생님한테 불려나가더니 다시 와서 하는 말이 자기 걱정 안됬었냐고 가출했었다고 잘 곳도 없었고 너 생각나서 연락하고 싶었는데 넌 핸드폰도 없고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더라
그래서 그럼 이제까지 어디서 지냈냐 하니까 우리 학교에서 멀지 않은곳에 대학교가 있어서 고시원이 많았는데 이틀은 고시원 창고? 같은데서 몰래 잤는데 걸려서 노숙했다 하더라
왜 가출같은걸 하냐 물으니까 집에 아버지가 무서워서 나왔다더라
그래서 내가 너네 아버지라도 너같은 딸이 사고만 치고다니면 무섭게 교육할거라 하니까 막 다시 해드락 걸고 머리 막 때리더라
냄새나고 그래서 (내가 비위가 약했을 때라서 그땐 생선구이도 비려서 먹으면 토했을정도였음) 아 냄새나니까 하지말라고 처음으로 밀쳤다
그때 걔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
속 많이 상했었을거야 분명히..
나도 그때 집안 사정상 자취(이모가 원룸해서 방 하나 얻어서 동생 둘이랑 삼. 부모님은 지방에서 일 하시고)를해서 일단 걔한테 학교 끝나고 우리집 오라고 했다
반 애들 전부 내가 어찌 살고 있는지 알던 터라 걔도 나 동생들이랑(더군다나 둘째인 남동생은 걔도 알고 있었음) 사는거 알고 알겠다고 했다
학교 끝나고 내가 내 체육복으로 갈아입히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초딩이었던 여동생은 평소 언니에 대한 열망이 되게 컸던 아이라 보자마자 좋아하더라
일단 씻으라 하고 난 건물청소하러 감(이모네 원룸건물을 내가 방세 대신 매일 복도랑 계단 쓸고 닦고 함)
한 2층쯤 쓸면서 내려오는데 걔가 다씻었는지 도와주겠다고 내 체육복 입고 오더라
그냥 내가 할테니까 대신 너 교복이랑 우리 빨래 좀 부탁한다고 했음
자긴 한번도 빨래 해본적 없다고 질겁하길래 동생이 세탁기 사용법 아니까 같이 해달라고 했지
그러더니 알았어 하면서 획 돌아가더라
그때당시 난 사는게 너무 힘들고 남들이 우리 가정사 아는것도 그래서 담임선생님이 내 급식비를 대신 내주는것도 고마운줄도 모르고 부끄러웠을 정도로 피해의식이 쩔었었어 심지어 이모도 뵙기 불편했고
그래서 막상 내가 어려운 상황에 쳐한 친구를 도울때 너무 서툴렀던거 같다
대충 할일 다 하고 저녁도 먹고 이제 얠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여동생이 언니 오늘 자고 가면 안되냐고 하더라
걘 속도 없는지 그럴까? 그럴까? 하면서 나 약올리고
또 여름이라 대충 니 빨래 마르면 집에 가라 했는데 여동생이 그때 울어버리고 난감해서 그냥 자고 가라고 했다 그리고 나랑 남동생은 이모님댁에서 잔다고 했고
그랬더니 걔가 그럴거면 집에 간다고 하더라
그래라 했다가 여동생이 다시 울고
하도 짜증나서 왜 그러냐 걔한테 물으니 내가 없음 어색하단다 난 니 때문에 어색한데
어쨌는 좁은 아니 사실 꾀 방이 커서 잘만했다
암튼 넷이서 한방에서 잤다
그게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고 결국 이모한테 걸렸지만 평소 쌓아놨던 내 이미지 덕에 며칠 더 신세 질 수 있게 되서 보름정도 더 그렇게 지낸거 같다
보름동안 지내면서
같이 등교도 하고
같이 하교도 하고
처음으로 노래방이란 곳도 가보고
달밤에 몰래 옥상 올라가서 걔한테 담배도 배우고
(엉터리로 알려줬지만)
동생들 잘 때 몰래 손도 잡고 자고
결국 그 아버지란 사람이 학교에 와 걜 다시 잡아가고
다시는 걔를 볼 수 없었지만
가끔 생각난다
내 첫사랑
술이 좀 취했나 보고 싶네
뭐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