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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하철 생리녀 민폐'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하철 생리녀 민폐'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하철 객실내의 좌석에 붉은 피가 흥건히 묻어있습니다.
사진을 공개한 글쓴이는 "치우고 가던가, 역무원 불러서 해결을 해야지 자신의 생리 혈을 보고도 '아몰랑'하고 도망 가버렸다"며 "어떤 여자가 스마트폰 보다가 앉았고 놀라서 일어났는데 옷에 다 묻었다. 그 뒤로 아무도 저 자리에 앉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글과 사진에는 90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저 정도의 양이면 생리혈이 아니라 하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여성을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여자로서 '얼마나 당황했을까?' 얼굴 가리고 아무 역에나 뛰쳐나가 화장실에 들어가 부끄러워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여자가 피 묻은 거 보고도 하이힐 신은 신발로 잘 뛰쳐나갔다"며 "하혈이든 생리든 뒤처리를 안 하고 도망간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이 생리 중인 걸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민폐가 맞다"며 글쓴이의 의견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와는 반대 생각을 가진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남자들은 저게 정상 생리양인지 아닌지 알리가 없으니 민폐라고 생각할 수 있더라도 같은 여자들이 욕하는 건 이해가 안간다”
“다음 앉을 사람한테는 민폐일수도 있다. 하지만 생리양을 보니 하혈이나 유산이 의심되는 상황인데 여성의 건강 보다 의자가 중요한가?”
“사진 찍은 사람이 더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여자가 저 상황에 얼마나 당황하고 수치스러울지 생각 안 해봤나? 저 상황에 옷에 피 다 묻어있는데 어떻게 치우나? 본인이 저 상황 안 되어 봤으면 욕하지 마라”
“사람들 다 쳐다보고 있었을 텐데 피로 젖은 옷 입고 휴지로 어떻게 닦을 수 있나? 의자가 섬유재질이라 닦는다고 닦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민폐녀라고 사진 찍어서 욕하기보다는 대신 역무원에게 상황이 이렇다 전화해 주는 것이 먼저인 듯하다”
“민폐녀라고 딱지 달기 전에 걱정이 먼저 드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지하철 한자리에 1시간 정도 생리대 없이 앉아있어도 저 정도까진 아닐 텐데, 그 여자분 저렇게 피 흘리고 제대로 집까지 갔을까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은 네티즌들의 목격담도 올라왔습니다. 한 네티즌은 “미국 지하철에 앉아있던 한 여학생이 청바지에서 생리혈이 새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미국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을 가렸다. 그리고 ‘괜찮다'고 말해줬다. 이어서 ‘어떤 역에서 내릴거냐’고 물어보더니 자기 목에 있던 스카프를 여학생의 허리에 둘러줬다. 여학생이 내릴 때가 되자 지하철에 있던 남자들은 일제히 시선을 돌려줬다. 여학생이 내리고 난 뒤 지하철 내에 모든 사람들이 그 여학생이 앉은 자리를 다 닦아줬다. 이 모습을 보고 혼자 감동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생리기간이 일정하거나 규칙적인 여성의 경우 생리 예정일이 다가오면 당황하지 않고 ‘그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루 24시간 중 언제 생리가 찾아올지는 모릅니다. 하물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분들은 더하겠죠. 이처럼 여자들도 언제 생리를 할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생리는 참을 수 있거나 조절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저 사진이 보는 이에게 불쾌감을 줄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도 불편함을 호소 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이 문제를 바라보는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뒷처리를 못하고 간건 분명 민폐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폐를 운운하기 전에 이해와 도움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여성이 앉았던 그 자리엔 아무도 않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출혈에 가장 당황한 것은 당사자였을 것입니다. 계속 혈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저 자리를 치우고 간다는건 그 누구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이 여성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여성분은 유산으로 인한 하혈일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질병에 의한 하혈일수도 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혈을 흘렸다면 아마도 여성분도 병원을 가야했을지도 모릅니다.
공공장송에서 저런 상황을 겪고 싶어하는 여성은 없습니다. 또 매우 드문일이기도 합니다. 옮고 그름을 떠나 글쓴이나 힘든 일을 겪었을 여성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타인의 상태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이 문제를 두고 뜨겁게 논쟁 중입니다. 만약 내가 여성으로서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혹은 내 어머니와 딸, 여동생, 누나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면? 그리고 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을 내가 목격했다면? 저런 상황에 처했을때 어떻게 해야 맞는것이고 올바른 건지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