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판타지 소설 (1)
- 제목없음 -
햇빛이 강렬하게 빛나는 오후 그녀는 민둥산에 올라 전황을 관망하고 있다. 그녀의 의지만큼이나 단단해 보이는
풀플레이트 아머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오늘은 머리를 뒤로 묶었네 크흐...
"야! 그만해 천리안 안내놔? 니가 스토커야?"
나만의 취미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와중에 내 뒤통수를 치며 한소리하는 이 친구녀석은 바로 이 천리안경을 만든 친구놈이다.
직업이 연금술사인데, 집안에 있던 온갖 괴상망측한 것들중 늘 벼르고 있던 아이템을 녀석 모르게 살짝? 빌려온 것이다.
"아론 이친구야 메모를 해두고 온것 같은데? 잠깐 빌려간다고 말야"
이녀석은 긴 가죽코트를 걸치고 가죽 모자를 눌러써서 안그래도 침침한 인상의 사내놈 그러니까 아주 어릴적부터 알고 지낸
동네 친구놈이다. 흑사병을 다루는 의사복장 비슷하게 생긴 괴상한 복장이다.
"오 그래 콘라드 이 망할 자식아 잠깐 집좀 봐달라니까 그새 그걸 가지고 이딴데 올라와서 스토커질이나 하고 있어?"
음 사람들이 종종 오해 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내가 그녀를 멀리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오 그래 그냥 화살하고 불꽃과 전격이 막 날아 다니는 무시무시한 곳을 터벅터벅 걸어가서 그녀에게 사랑고백이라도 할까?"
친구놈이 땅바닥을 보며 한숨을 푹내쉰다. 이윽고 내 어깨위에 자신의 한손을 턱 올려두더니
"집좀 봐달라는 내 완곡한 부탁이 네놈에겐 '평소에 노리고 있던 잇 아이템을 겟할 수 있는 찬스' 라는 환청으로 들렸냐?"
무시 당했어... 나는 팔짱을 낀채 어깨춤을 추어 그 손을 털어내주었다.
"훗 이보게 친구 자고로 친구의 청춘사업에 도움을 주는것이 좋은 친구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기회에 나에게 그것을 빌려 주게 어서 그것이 있어야 내가 저길 지나서 그녀한테 좀 가까이 가보기라도 할 것 아닌가? 백년넘게 전쟁질하고 있는
저 미친것들 사이에 그녀처럼 아름다운 꽃이... "
"그 꽃이름이 복수초인가 보지? 벌써 100년 전일인데 그걸 가지고 아직도 저 짓을 하고 있는데 응? 아니 외싸우는건지 이젠
이유도 모를걸?"
흐음 나는 팔짱낀손중 하나를 풀어 턱을 괴고는 짐짓 생각하는 표정으로 친구를 처다보며 말했다.
"자존심? 이거나..."
"꺼저"
"빨러! 말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내 옆으로 와 나란히 서서는 천리안으로 산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생긴건 이상?해도 어떤 마법적인 조치를 한 일인지
멀리서는 점으로 보일정도인데 신기하게도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준다.
"전황을 보아하니 오늘은 투르크쪽이 이기겠네"
네네 그러니까 투르크쪽인 그녀에게 다가가기엔 더 없이 좋은 기회 아니겠어? 우후~ 하며 즐거운 상상을 하려는데
친구놈이 뱁새 눈으로 처다보며 약지를 흔들고 꿈깨라는 눈빛을 보낸다.
"보통은 검지를 흔들지 않냐? 그거 힘들거 같은데?"
"니가 하는짓이 그렇다고 마을에서 널 좋아해주는 레베카가 검지야 저기 서 있는 이름도 모르는 기사가 너에겐 약지고
너라면 뭘 흔들래? 말 그대로 너는 외 검지를 두고 약지를 흔들려고 하지 외 구지?"
"그야 레베카가 나보다 크잖아 커 크다고 그게 여자야? 다 커 심지어 어깨도 나보다 넓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