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으면 저 결혼합니다.'
김대리의 말에 나는 잠시 패닉에 빠져들었다.
결... 결혼?
'회사사람들중 누나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어서요.'라면서 미소를 지으며 청첩장을 내미는 행동에 잠시 멍때리다가 정신을 차렸다.
축하한다면서 언제 결혼준비를 했냐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것도 잠시 모이 안좋다는 말로 대충 술자리를 끝내고 청첩장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날 이후 나는 김대리와 멀어졌다.
아니 솔직히 시간이 지나니 너무 괘심하여 작은 거 하나만 실수해도 폭풍갈굼을 시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하게 되었다.
***
어머니는 또 다시 선자리를 주선해 주었고 기도를 하게 되었다.
'제발 머리숱만 있어주세요.'다른건 다 양보해도 머리숱은 양보하지 못한다.
평범한 외모 43살에 아저씨다. 하지만 머리숱도 있고 뱃살이 있지만 푸근한 미소가 그러저러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느낌이었다.
3번은 만나보자는 생각에 애프터를 받아 줄 생각이 있었지만 두 번째 만남은 없었다.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
나의 눈이 높아졌지만 상대방도 그만큼 연륜에서 눈이 높아졌다는 것을...
요즘은 왜 결혼안하냐는 말에 지쳐 독신주의자라고 둘러된다.
주변에 노처녀, 노총각이 있으면 제발 '결혼안하냐?'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결혼 하고 싶다!
하지만 상대가 없다!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똥을 먹으면서 살고 싶겠는가?
엄마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선자리 나가라는 문자였다.
엄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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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부모님 말을 잘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