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국회의원의 현 상황 일침

천국의천사 작성일 16.11.13 21: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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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화산으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은 알지 못합니다. 취업의 기회를 찾지 못해 어두운 뒷골목을 서성이는 청춘들을 알지 못합니다. 공과금조차 내지 못해 내일이 두려운 서민들을 알지 못합니다. 황량한 들판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은 공허한 중장년들을 알지 못합니다.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자존감을 박탈당한 학생들을 알지 못합니다. 이제는 똥값이 되어버려 건질 것이 없는 들판을 보며 한숨을 짓는 농부들을 알지 못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은 이 모든 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왜 지금의 사태가 심각한지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국민이 모멸감을 느낍니다. 그들이 아는 것은 1%도 안 되는 특권의 세계입니다. 지금 국민은 자존감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디서 나의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가. 저 높은 빌딩의 재벌들이 청와대에 가서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추악한 거래를 하는 걸 마치 먼 나라 일처럼 듣다 보면 도대체 우리의 깊은 상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러면서도 나처럼 방황하는 가족과 이웃에 대한 연민은 더 커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어제 광화문의 백만의 촛불은 ‘박근혜 퇴진’에 대한 불가역적((不可逆的) 민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국민은 루비콘 강을 건넜습니다.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이 미워서가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새로운 공동체 회복에 대한 절박함이 표출된 것입니다. 엄청난 함성이 빌딩 사이로 메아리칠 때 저는 감전되었습니다. 이 함성은 우리가 인간 공동체로서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일종의 자기 선언, 존재의 외침입니다. 같은 열정과 감성과 욕망을 공유하고 있는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가 탄생한 것입니다. 분화구로 일제히 솟구쳐 오를 거대한 힘이 된 것입니다.

이걸 제대로 들었다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둘러 ‘질서 있는 퇴진’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강제로 멱살 잡혀 끌려 내려올 일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부터 벌어진 일을 보면 아직도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태를 안일하게 인식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정권에서 비루한 목숨을 연명이라도 할 요량인 것 같습니다. 깨끗하게 권력을 내려놓음으로써 마지막 남은 스스로의 자존심이라도 지켜야 할 터인데 그 기회마저 차버리는 것 아닌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마지막 품격까지 사라는 것 같습니다. 보십시오. 오늘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민 앞에 그 어떤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저 버티겠다는 겁니다.

정말 말로 설명드릴 수 없이 심각한 사태입니다. 지금이 얼마나 엄중한 사태인지를 왜 그들만 모르는 걸까요? 오늘 하루 일어난 일만 복기해보아도 정치의 초년생인 저조차 즉각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인데 말입니다. 검찰이 대통령을 조사하겠다고 청와대에 통보했습니다. 그게 15일 또는 16일입니다. 청와대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또 미적거리면 이번 주말(19일) 집회에서는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입니다. 17일이 수능 시험이 끝나면 이번에는 고3이 합류합니다. 가장 분노지수가 높은 계층입니다. 결국 제2의 6월 항쟁이 마지막 절정을 향해 치닫는 것입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기댈 곳이 없습니다. 모든 걸 잃어버렸습니다. 더 비참해지기 이전에 박 대통령은 결심해야 합니다. 아직도 자신이 여왕이라고 착각하면 이 촛불은 구체적인 항쟁이 되고 혁명이 됩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세상사람이 다 아는데 닭과 닭의 노예들만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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