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친 딸을 누드모델 삼아 작품 활동을 하는 중국 화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도 최대 영자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은
쓰촨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리좡핑(李壯平)이다.
그의 유화 연작 ‘동방신여산귀계열’(東方神女山鬼繫列)에는 알몸의 젊은 여성이
호랑이, 독수리 등 동물과 함께 등장하는데, 누드모델이 바로 화가의 친딸
리칭(李勤·23)이라는 게 알려져 성도덕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논쟁은 한 청소년 전문가(Yuan Zushe)가 공산당 기관지 청년보에
리좡핑이 20대 딸을 누드모델로 기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촉발됐다. 그는 “그 같은 행위가
중국 사회의 성도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녀관계는 숭고한 것으로 그러한 실험의 대상이 되서는 안 되다’는
그의 주장은 미술 애호가는 물론 수많은 누리꾼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리좡핑 부부는 물론 딸도 논란의 대상이 된 누드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화가 리 씨는 “윤리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아내와 딸의 동의를 구한 후 함께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 중 누구도 그림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며
“실제 딸의 누드화를 그리는 것은 어린 시절 그 애를
목욕시켜주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딸은 전적으로 아버지를 옹호했다. 딸 리칭은 “나도 화가다.
아버지 작품의 모델은 숭고한 일”이라며 “남이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우리는 매우 관대한 편이다”고 말했다.
대개 비난이 많지만 일부 예술인은 이들을 지지했다.
미술 평론가인 린무 쓰촨 대학교 교수는 “몇몇 화가가 아내에게
모델이 돼 달라고 부탁한다. 딸에게 요청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윤리와 도덕에 맞선 그의 도전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응원했다.
한편 화가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속 여신의 이미지와 딸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해 딸에게 누드모델을 할 생각이 있는지
의사를 확인하고 몇 년 전부터 작업을 시작해 엄청난 작품들을
완성했다고 한 미술전문 웹 사이트에서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