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분 '포비돈 요오드' 강력 살균
손세정제로 상품화 감염예방 효과
흔히 ‘빨간 약’으로 불리는 소독약의 주성분 ‘포비돈 요오드’가 최근 아프리카에서 9,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강력한 살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는 25일 “에볼라 바이러스가 담긴 실험용기에 포비돈 요오드를 4%, 7.5%, 10% 농도로 처리한 뒤 15초가 지나자 바이러스의 50% 이상이 사멸했다”며 “포비돈 요오드의 에볼라 예방 가능성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포비돈 요오드가 함유된 손세정제로 손을 씻으면 에볼라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독일 마르부르크대와 함께 진행한 이 연구결과는 26~29일 대만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태평양감염관리학회’에서 발표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손세정제는 주성분이 알코올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독감)나 홍역 바이러스 등처럼 생존과 증식에 핵심인 유전물질이 단단한 단백질 껍질(외피)로 둘러싸여 있어 알코올만으로는 사멸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포비돈 요오드는 바이러스의 외피를 허물고 내부로 침투해 유전물질의 증식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뛰어난 살균 효과를 낸다고 추정된다”는 게 먼디파마의 설명이다.
국내에 출시된 의약품 중 포비돈 요오드가 들어 있는 제품은 일부 상처치료제나 인후염치료제, 여성세정제, 의료인용 손소독제 등이다. 아직 일반인용 손세정제는 없다. 한국먼디파마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선 이미 포비돈 요오드 손세정제가 쓰이고 있다”며 “농도와 제형 등을 조절해 약국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손세정제 제품의 국내 출시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먼디파마는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지역에 포비돈 요오드 제품을 지원했다. 심정호(외과 전문의) 한국먼디파마 의학부장은 “이미 사람 간 감염이 확산된 상황에선 포비돈 요오드의 효과가 발휘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손 씻기 같은 예방 노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군대 선임이 이야기한 빨간약 만병통치약설이 사실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