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6/nov/28/hungarian-muslim-group-criticises-towns-xenophobic-decreesh
헝가리의 마을인 아소탈롬(?sotthalom)은 세르비아와의 접경 지대에 위치한 인구 4천명 남짓의 작은 마을입니다. 얼핏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 마을이 국제사회에 이슈가 된 것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법을 만들어 이슬람과 동성애를 완전히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아소탈롬 마을의 시장인 라즐로 토록카이(L?szl? Torockai, 사진)는 헝가리의 국경과 문화를 이민자들로부터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슬람 금지법을 처음 제의하였습니다. 결국 마을 주민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 마을에서는 모스크 건설, 부르카 착용, 무에진(모스크 위에서 기도시간을 알리는 사람) 활동이 전면금지되었습니다. 또한 결혼을 남녀간 결합이 아니라고 말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아소탈롬은 전통을 수호합니다" 라는 게시글 아래 모스크, 부르카 및 동성애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
당연히 이 조치는 무슬림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습니다. 헝가리 이슬람 공동체(Hungarian Islamic Community)는 성명을 통해 "충격적이다. 이번 조치는 헝가리 내의 이슬람 혐오가 정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비록 우리가 종교적으로 소수이지만 우리 또한 같은 국민이고 헝가리는 우리의 고향이다. 우리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며 사과와 법안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라즐로 토록카이는 도리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 브뤼셀처럼 되기 전에 먼저 선제조치를 취한 것뿐이다" 라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라즐로 시장이 브뤼셀을 언급한 것은 아마 브뤼셀 테러와 그 원인으로 지목받는 무슬림 거주구 묄렌베이크처럼 이슬람 게토화가 헝가리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이런 조치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극히 낮으며, 그냥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중동 정세의 혼란으로 난민의 대규모 유입과 이로 인한 문화적 갈등과 테러, 악화되는 경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극우정당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더욱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아소탈롬의 사례는 점차 이러한 극우파의 대두로 인해 유럽이 다양성과 관용이 사라지고 배타적으로 변해간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시금석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