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1집 타이틀곡 ‘옐로’를 연주하다 공연을 갑자기 멈췄다.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자.” 보컬인 크리스 마틴의 말에 무대의 스크린 세 개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의 노란색 리본이 나란히 떴다. 10초간 정적이 흘렀고, 콜드플레이 멤버들과 관객들은 함께 묵념했다. 후렴구에 이르자 곡명에 맞춰 조명에서 노란색 빛이 쏟아졌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꼭 3년이 되는 날 밤에 펼쳐진 풍경이라 애틋함을 더할 수밖에 없는 무대였다.
이 곡이 한국에서 각별한 이유를 콜드플레이도 알고 있었다. 15일 국내 취재진과 만난 마틴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짜까지 직접 언급하며 “(세월호 3주기에) ‘옐로’를 부르고 추모 무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치유의 무대는 이어졌다. “빛이 널 집으로 인도할 거야.” 마틴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큰 슬픔에 빠진 이를 위로하는 ‘픽스 유’를 불러 다시 한번 한국 관객을 어루만졌다. “한국의 슬픔에 공감하며 ‘픽스 유’를 연주하겠다”던 콜드플레이와 관객들은 그렇게 하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