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을 시작하기전에, 저는 편모가정에 자란 남자라 정말 어머니들의 희생, 육아의 괴로움 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내 마음에 안든다고 함부로 맘충맘충 거리는 사람이 아님을 말씀드려봅니다.
6월 6일 현충일 19:00시 부산발 행신행 KTX 158호차 14호차 5b칸에 탑승했더랬죠
18:50분경 열차에 몸을 올렸는데 시작부터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더군요..
4a,4b칸에 앉아계시던 한 여성분께서 3살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기의 기저귀를 KTX 좌석 테이블에서 갈고 계셨습니다.
아가가 똥을 지릴수도있고, 그렇다면 기저귀를 갈아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KTX, 그것도 중간 통로가 아니라 좌석내.. 게다가 다른 사람들도 이용해야하는 좌석 테이블 위에서 똥기저귀를 교체하시는 모습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더랬죠...
"오구오구~ 우리 왕자님~ 응아했쪄용~" 이러시면서 기저귀를 가시고 계셨지만 주변의 모든 승객분들은 이미 많이 불편해지신 상태였습니다.
참다 못한 한 중년의 남성분께서 "아주머니~ 기저귀 가시는건 나가서 하셔야죠~" 라고 말하자 정말 눈에서 레이저 쏘듯이 쳐다보면서
"그거 얼마나 걸린다고 아가 기저귀 가는거가지고 그러시나요~" 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당시에 승무원 뿐께서 옆으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14호차 4~5ab구역에서 느껴지는 심상치않은 기류를 느끼셨는지.. 안절부절 못하시는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그러나 본격적인 문제는 출발 이후였습니다. 부산발 행신행 KTX를 타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울산 - 동대구 까지 오려면 약 1시간 가량이 걸립니다.
이 1시간 가량동안 ... 이 어머니... 핸드폰에 이어폰을 끼지도 않은채 볼륨을 꽤 높은 상태로 올려놓고는... 아이에게 유아용 방송을 보여주고 계시더군요
주변 분들이 커험...험험! !! ;...크흠!! 이러시면서 눈칫껏 좀 조용히 해라라고 암묵적인 사인을 보내도.. 알면서도 그러는건지 눈치가없는건지 ...
통제불능이시더군요... 저도 힘든 업무 마치고 복귀하던 찰나여서 너무 피곤해서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결국 한마디 드렸습니다.
"아주머니.. 이어폰을 끼워서 보여주시거나, 그냥 영상만 보여주시면 어떨까요? 부탁드립니다." 이러자 옆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왜요? 무슨일인데요?" 라고 하더군요... ㅎㅎ 알고보니 남편이었습니다. 눈을 부라리면서 시비조로 말하길래 ㅎㅎ그냥 웃음 밖에 안나와서
"주변 좀 둘러보세요.. 지금 선생님들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곤해하는지요" 라고 응수했죠.. 뭐 결국 우야무야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던 찰나에
이 아주머니 뒷자석에 앉은 자기 엄마아빠랑도 (아마 5인가족에서 어디 놀러라도 다녀왔던 것 같습니다.) 동대구에서 서대전이었나요.. 잘 기억은 안나지만
결국 2시간 50분 가량의 총 열차 운행 시간중 반 이상을 수다 + 핸드폰 유아방송 소음으로 난리를 피운거였습니다.
결국 저와 제 옆자리에 앉아계시던 50대 중년 여성분께서 참지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승무원에게 항의 민원을 넣었죠
여성 승무원이 처음왔을때 애엄마가 할말따박따박하고 오히려 난리피우니까 20대로 보이던 그 승무원분 오히려 쭈구리 되길래
남자 승무원도 같이 호출 부탁드린다 하여..(솔직히 미안했습니다. 그분들도 일하느라 피곤하실텐데) 남녀 승무원 두분이 다 오시고
기내 안내방송까지 시작되었습니다. (폰 꺼라, 조용히 얘기해라, 통화는 중간 통로에서 해라)
결국 그 아주머니가 중간 칸에서 승무원에게 쿠사리 먹고 돌아오게 되었죠 ㅎㅎ
근데 이 부분이 대박인게 ㅋㅋㅋ저랑 제 옆자리의 중년 여성분을 향해서 ㅋㅋ
애엄마: "그렇게 시끄러우시면 이어폰을 끼지 그러세요? 참나 진짜"
나: " 아주머니.. 어지간히 시끄러우셨어야 저희가 민원을 안넣죠 몇번쨉니까"
애엄마 " 이정도는 다 이해해주는 범위거든요??? 그게 그렇게 시끄러울 정도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요"
라는겁니다 ㅋㅋㅋ진짜 너무 어이가없어서 저도 눈깔 돌아가길래 벌떡 일어나서 지금 뭐라고 하셨냐고
나와서 다시 말해보라고 하던 찰나에 드디어 난리났습니다.
동서남북으로 그 아줌마를 둘러싸고 있던 다른 승객들까지 "아거 진짜 조용히좀 합시다! 저 총각이 총대 매고 말 점잖게 잘했구만!"
"아 아줌마 진짜 시끄러워요 애가 무슨 죄야 진짜" "우리가 이러려고 6만원들여서 KTX탄줄 아십니까? 진짜 조용히좀해요 차를 끌고 다니던가요"
등등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주옥같은 멘트들이 무쌍난무를 펼쳤지요
결국 기내 소동으로 한번더 승무원분이 오셨고 14호차 객실에서 그 아주머니 & 남편 & 아이는 쫒겨났습니다.
(노부부 분들은...눈치만 보시면서 자리를 지키셨구요... 무슨죄임 진짜..)
솔직히 이날의 소동으로 정말 아이는 무슨죄인가... 싶었고
"애는 그래도 되 ^^ 근데 니가 그러면 안돼지" 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도 알게됐습니다.
맘충이라는 글을 보면 믿고 거르거나, 에이 주작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하던 존재였습니다.
ps. 서울역에서 내릴 때 보니 애기 똥기저귀는 그물망에 넣고 갔더군요.............하 ㅋㅋㅋ클라스 ㅇ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