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넘으면 회생 희박한데 세브란스 의료진 포기않고 시술… 환자 갈비뼈 7개 부러질 정도…
의료진 "젊은 환자라
기적 믿어"
환자 "죽었다 살아났구나 실감"
심장 발작으로 쓰러진 30대 심근경색 환자가 77분에 걸친 심폐소생술 끝에 살아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시술
20분이 지나도 맥박이 뛰지 않으면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30분이 지나면 시술을 중단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119구급대와 병원
의료진은 77분간 한 차례도 쉬지 않고 8000번 가까이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끝에 이 환자를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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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분간 쉼 없이 8000번 흉부 압박
심근경색 환자 임중수(36)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2시 20분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10여 분 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따르면 "당시 임씨의 맥박은 거의 멈춘
상태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구급대원들은 심폐소생술( CPR )에 들어갔다. 1분에
보통 100~120회(성인 기준) 흉부를 5~6 cm 깊이까지 강하게 압박하는
방식이다.
심폐소생술 시술 40분이 지났을 무렵, 심장내과 위진 교수가 "체외 심폐 순환기( ECMO )를 써보자"고 했다. ECMO 는 환자 정맥에서 혈액을 체외로 빼내 동맥혈로 정화해 다시 환자 몸에 넣어주는 장비다.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진료에 이용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ECMO 시술을 하려면 심장혈관 진료에 특화된 심도자실로 임씨를 옮겨야 했다. 응급실에서
뛰어가도 5분은 걸리는 거리였다. 의사 한 명이 임씨가 누운 침대로 훌쩍 올라타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는 동안, 나머지 의료진이 침대를 붙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후 3시 30분 심도자실로 임씨를 옮겨 ECMO 부착 시술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도 심폐소생술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