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한 이야기입니다
2010년 3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주의 메이원드 지구
차가운 바람이 모래와 함께 을씨년스럽게 불어대는 불모지 한가운데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건장한 군인 하나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갈 꺼내 살펴보고 있었다.
군인이 꺼낸 것은 천으로 꽁꽁 싸매어져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군인의 표정엔 알 수 없는 미소가 어려있었다.
군인의 이름은 앤드류 홈스.
미 육군 제2 스트라이커 여단 1보병연대 2대대 소속의 일병인
홈스는 이곳에 오기 전까진 그저 골프를 즐기며 낚시를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18살의 어린 나이로 나라를 위해 싸우고자 얼마 전 자원입대를 결심하게 되었고
홈스는 훈련을 마친 후 그의 파병지가 아프가니스탄이란 이야길 듣자
자신이 어릴 적에 본 충격적인 뉴스를 선명히 기억해냈다.
미국이 침공 당하다.
9년 전 2001년 9월 11일
수만 명의 사람이 테러로 인해 목숨을 잃은 너무나 끔찍한 사건
홈스는 그 당시 자신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공포와 슬픔으로 인해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이 홈스가 군인이 된 가장 큰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홈스는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에 가득 찬 청년이었기 때문에 먼 이국땅인
아프가니스탄으로 배속되는 것에 별 불만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홈스는 자신의 조국을 위협하는 적들을 향해 총을 쏠 만반의 준비가 끝나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아프간에 투입된 이후 이곳의 상황이 그가 가진 생각이나 영화와 뉴스에서 보던 것과는
180도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1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미국은 테러의 주범이자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위협하는 오사마 빈 라덴을
필두로 한 탈레반들을 소탕하기 위해 일사천리로 아프간 전역에 군인들을 투입했었다.
전쟁 초기 미군은 탈레반들과의 교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냈고
탈레반들을 상대로 차례대로 격파하며 곧 전쟁이 끝날 것이란 희망이 가득 차 있었지만
결과는 미국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프간 내의 부족들의 갈등과 치안의 악화, 궁지에 몰린 과격해진 탈레반들의 테러와 저항, 미국의 지원을 받은
아프간 신정부의 무능함과 부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미국은 전투에선 이겼지만, 전쟁은 끝나질 않았다.
이로 인해 미군에 동조하지도, 탈레반 쪽에 서지도 못한 채 폭격과 전투로 인해 집과 가족을 잃은
아프간의 평범한 주민들은 하루하루 지옥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신들을 억압하던 탈레반에 맞서 싸우던 아프간 주민들조차 미군을 신뢰하지 못하고 미군들을 향해
테러를 감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정도였으니 이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전쟁이었다.
결국, 9년이란 시간은 너무나 길었다.
전쟁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게 되자 제대로 된 정신 감정이나 자격 검증 없이
아프간으로 파견 되는 등 군인들의 수준 저하가 심각해졌고, 계속된 테러로 인해 부상과 전사자가 속출했지만
대통령이 바뀌자 반드시 이겨야하는 전쟁에서 그저 현상유지에 가깝게 되어 더는 치열한 공세나 전투는 없었다.
그저 지지부진한 교착상태만이 아프간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명예로운 전투를 기대하던 홈스는 아프간에 배치된 첫날 자신들의 기지를 향해 돌을 던지거나
욕을 하는 아프간 주민들을 보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탈레반들에게 억압받는 주민들의 자유를 지켜주고자 이 땅에서 피를 흘린 것인데
어째서 그들은 우리를 원망하는 걸까.
이방인들을 대하는 주민들의 태도에 홈스는 적개심이 가득 차올라 분노가
이따금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홈스가 맡은 임무는 치안유지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경계근무와 같은 시간만 죽이는 따분한 일들이었고 처음의 설레던 마음과는 달리 그저
단조로운 일상만이 계속되자 홈스는 자신이 군인 된 것에 대하여 점점 후회감이 몰려왔다.
그는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모래바람이 불어대는 지옥에서 벗어나 한시라도
바삐 본토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두 달 전 상관인 켈빈 깁스 하사의 지시로 꾸려진 정찰조 임무에 소속되자
홈스의 생각은 바뀌게 되었다.
정찰조에서 느낀 경험은 절대 본토에선 두번 다신 느끼지 못할 경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지금 소중하게 손에 쥐고 있던 기념품 또한 두 달 전
정찰 임무 수행 중 한 아프간 소년에게 받아 낸 것이었다.
자신이 선물을 건네자 알 수 없는 자기네 말로 이야기 하던 그 소년.
`웃는 얼굴이 참…. 웃겼었는데 말이지….`
홈스가 정찰 임무 중 만난 아프간 소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그 순간.
"이봐."
홈스가 느닷없이 들린 인기척에 깜짝 놀라 기념품을 다시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총을 들어 소리가 난 쪽을 겨누자
"총 내려. 이 ㅅㄲ야!"
그곳엔 멋들어진 콧수염을 가진 병사가 자신을 황당하다는 듯이 보며 서 있었다.
"나야 나!! 모록!"
홈스는 황급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모록 상등병님. 탈레반인 줄 알고…."
"야, 꼴통아. 내가 탈레반이었으면 이봐라고 소리치겠냐? 아니면 내가 오는지도 모르고
멍청하게 서 있는 네 머리통에 총부터 갈기겠냐. 생각을 좀 해라. ㅆㅂ, 총 맞아서 전역할뻔했네…."
"아직 근무교대 시간이 아닌데 여긴 왜 오셨습니까?"
홈스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모록이 답했다.
"근무 짬됐다. 켈빈 하사님이 정찰조 다 모이란다. 하사님이 AK 2정을 이쪽 교외에서 발견했어."
"그럼 이번 정찰 임무는…."
"어. 단순한 정찰이 아니라 탈레반 전담 정찰 임무야."
모록 상등병에게 이야기를 듣자 그때까지 굳어있던 홈스의 얼굴엔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표정이 바뀌는 거 보니 많이 지루했었구나?"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모록은 딱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자신의 탄입대에서 은색 담뱃갑을 꺼내
홈스에게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상등병님 이거 지금 펴도 괜찮습니까?"
"뭐 아직 시간 충분해. 그리고 저번 내기 상품이었잖아.
그리고 임무 가기 전에 피는 게 좋아. 기분도 좋아지고 말이야. 그리고 안 괜찮다고 하면 안 필 거야?"
모록이 이죽거리며 말하자 홈스 또한 웃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상등병님. 감사하게 피겠습니다."
땀에 전 헬멧을 벗은 채 땅바닥에 주저앉은 두 사람의 손에선 곧 연기가 피어올랐다.
"흐흐, 담배 한번 안 펴본 순둥이치곤 이젠 잘 들이마시는구만."
"다 상등병님 덕분 아닙니까. 하하."
그렇게 두 사람은 웃으며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근데 뭘 그리 넋을 놓고 보고 있었냐?"
모록이 퉁명스럽게 물어보자 홈스가 주머니에서 기념품을 꺼내 모록에게 내보였다.
"아…. 이겁니다."
"야 그런 건 어디 가서 함부로 꺼내지 마라. 나니까 다행이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그랬냐.
요새 검열이 얼마나 심한데. 괜히 물품 검열이라도 당하면 잣되는거야 아주."
모록의 말대로 허가되지 않은 물품은 군 내부 검열의 대상이었다.
혹시라도 현지 주민의 물품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주민들을 수탈한다는 오해를 사기 딱 좋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검열도 다 가라로 하지 않습니까."
홈스가 볼멘소리로 말하자 모록이 연기를 힘껏 내뿜으며 말했다.
"그러다가 걸리면 너만 피 보는 게 아냐 임마. 안 들키게 잘 간수하라는 말이지."
모록 역시 지난 정찰 임무 중 소년에게 기념품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다.
".. 그건 그렇고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이거나 한번 봐라."
모록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사진 몇 장을 꺼내 홈스에게 건넸다.
"이게 뭡니까? 상등병님?"
"안 그래도 너 보여주려고 가지고 왔어. 나중에 본토 가면 이런 게 다 추억이라니까."
모록은 항상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남길 기록이 필요하다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던 유쾌한 사람이었다.
홈스가 사진을 들어 올리자 사진 속엔 익숙한 인물들이 있었다.
바로 자신과 소년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바라보던 홈스에게 그때의 기억이
또다시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야 넌 좀 사진을 찍을 때 웃으면서 찍어라. 이게 뭐냐 표정도 어정쩡하냐 어째."
모록이 그렇게 말하곤 또 다른 사진 한 장을 홈스에게 내보이며 말했다.
"야 이렇게 멋들어진 미소를 지으란 말이야. 응? 얼마나 잘생기게 나왔냐."
사진 속 모록의 표정을 본 홈스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
"이건 멋진 게 아니라, 우스꽝스럽습니다. 하하."
"이 ㅅㄲ 멋을 모르네! 멋을 몰라."
그리고 또 한 장의 사진을 들추다 홈스의 손이 멎었다.
활짝 웃고 있는 소년의 사진이었다.
"야 생각나냐? 걔 한번 웃겨보려고 어찌나 용을 썼던지 팔이 쑤시더라 흐흐."
사진 속 소년의 눈을 보던 홈스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모록과 같이
사진을 바라보며 신나게 웃어댔고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더 늦으면 깁스 하사님이 돌아버릴지도 몰라. 어서 가자. 전쟁 영웅"
모록의 말을 듣자 홈스는 그 낯간지러운 단어에 부끄러워졌지만
그의 말대로 홈스는 전쟁 영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지난 정찰 임무에서 탈레반을 색출하여 사살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병영으로 간 두 사람은 곧 깁스 하사를 만나 함께 정찰 임무를 시작했고
임무를 시작한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인원들이 점점 지쳐갈 무렵 깁스 하사가 침을 뱉으며 거칠게 말했다.
"젠장 이 탈레반 ㅅㄲ들은 도대체 어디 처박혀있는 거진 알 수가 없구만. 모처럼 총도 챙겨 나왔는데…."
켈빈 깁스 하사는 거친 언동과 사나운 성품으로 인해 주변인들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혀 있었지만
홈스의 생각은 달랐다.
홈스는 자신이 정찰조에 들어오기 전 그가 한 말을 떠올렸다.
`넌 선택 받은 거다 일병. 지금까지 했던 치안 유지 같은 고리타분한 일 같은 건 군인이 할 일이 아니야.
총 한 방 못 쏜 채 전역하고 싶진 않겠지? 날 따라와. 그럼 진짜 군인이 뭔지 보여주마.`
그 이야길 들을 땐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그의 말처럼 진짜 군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 번 품속의 기념품을 손으로 꾹 누른 홈스는 오늘의 정찰 임무 역시
지난번과 같이 특별한 일이 생기길 기도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만 갔고 오늘의 정찰임무는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게 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정찰대가 아무런 소득없이 깁스 하사의 철수 명령에 기지로 돌아가려 한 그 순간.
"3시 방향에 거수자 하나 발견했습니다. 하사님."
망원경으로 동태를 살피던 모록 상등병의 말에 정찰조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가서 확인해보자고."
그렇게 찾아간 곳엔 염소를 몰던 소년 하나가 총을 든 불청객들을 바라보며
두려운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고 모록 상등병은 소년에게 어설픈 아프간 어로
멈추라고 소리쳤다.
주위를 경계하며 확인한 결과 주변엔 소년 혼자와 염소 몇 마리가 전부였다.
"주변에 뭐 없는 거 확실하지?"
"예. 자기 혼자 나왔답니다."
깁스 하사의 물음에 모록 상등병이 답하자 홈스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짐작했고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럼 그거나 주고 저기로 보내"
깁스 하사가 홈스에게 명령했고 홈스는 이내 군장에서 `선물`을 꺼내 소년에게 쥐여 주었다.
소년이 몸을 떨며 홈스의 눈을 바라보자 홈스는 아이에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지난번 소년도 자신에게 선물을 받을 때 군인들에 대한 두려움에 몸을 떨던 것을 홈스는 기억했다.
하지만 결국 이 소년도 결국 마지막엔 웃으며 기념품을 자신에게 줄 것이 분명했다.
소년이 우물쭈물하며 선물을 잡은 채 서 있자 모록 상등병이 또다시 어설픈 아프간말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지금 해도 됩니까?"
홈스가 상기된 얼굴로 말하자 깁스 하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돌아보면 그때."
소년이 처량할 만큼 몸을 떨며 염소들에게 돌아가던 찰나 모록 상등병이 소년에게 이쪽을 보라며 다시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본 홈스가 깁스 하사에게 다시 말했다.
"지금 쏴도 됩니까?"
깁스 하사의 끄덕임과 동시에 모록 상등병과 홈스의 총에서 불꽃이 튀었다.
불모지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에 놀란 염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가기 시작했고
홈스에게 `수류탄`을 받은 소년은 그 자리에서 무참히 총탄에 맞아 그대로 바닥에 움찔대며 쓰러졌다.
그리곤 깁스 하사가 말했다.
"지금 시각 00시 00분 정찰 임무 도중 신원불명의 거수자가 무기를 든 채 정찰조를 위협하여 정당방위로 사살함.
목동으로 위장한 탈레반 요원으로 확인됨. 교전일지에 그렇게 작성하고 가서 정리나 해."
깁스 하사의 명령에 두 사람이 그때까지도 움찔거리는 소년에게 다가가 군홧발로
쓰러진 소년의 몸을 젖히자 피를 입에 머금은 소년의 눈이 홈스와 마주쳤다.
2달 전 그때 기념품을 준 소년처럼 홈스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바로 그 눈이었다.
홈스는 그런 소년을 보며 모록에게 말했다.
"이번엔 몇 분까지 버틸 것 같습니까? 1분? 2분?? 저번처럼 내기 하시겠습니까?"
"야, 나는 이번엔 3분에 대마 10개 건다."
그렇게 웃으며 소년을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깁스 상사가 외쳤다.
"둘 다 허튼 짓거리 하지 말고 확실하게 마무리해. 살아나가면 곤란해."
홈스가 소총을 들어 소년의 가슴을 겨누자 소년이 알 수 없는 말로 그에게 피 끓는 소리를 냈지만
탕-
총소리와 함께 아이의 의미 모를 말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소년의 숨이 끊어지자 모록 상등병은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소년의 시신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했다.
깁스 하사가 말했다.
"AK 소총 가져와서 흙 좀 박박 묻혀서 저 새끼 옆에다 놔둬. 완벽하게 그림이 나와야지."
깁스 하사의 말에 홈스가 군장에서 들고온 AK 소총 중 한 정을 시신 옆에다 내려놓았고
모록 상등병은 쓰러진 시신 옆 소총까지 완벽하게 사진에 담았다.
어떠한 떨림도 망설임도 없이 진행되는 이 작업은 이들의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확실하게 했다.
"자 임무용은 다 찍었으니까. 기념용으로 찍자. 하사님도 어서 오시지 말입니다."
홈스와 모록은 소년의 시신을 몸을 마치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휘두르며 `자세`를 만들어냈고
쓰러진 아이의 표정을 강제로 `웃게`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던 깁스 하사는 폭소를 감추지 못했다.
"역시 내 새끼들이야. 자비가 없지."
그렇게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내던 그들에게 깁스 하사가 말했다.
"자 기념품 챙길 시간이다. 애들아."
그리곤 군장 속 의료상자에서 가위를 꺼냈다.
홈스는 이 모든 걸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의 예상대로 이 소년도 마지막에 웃으며 그에게 기념품을 주게 되었으니까.
홈스는 품에 간직했던 천 뭉치를 꺼내 천천히 펼쳤고
기념품의 정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것은 바로 바싹 마른 사람의 새끼손가락이었다.
홈스는 가위를 든 채로 쓰러진 소년의 손가락을 붙잡은 채 천천히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절대 본토에선 느끼지 못할 경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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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바로
어떠한 원한도 감정도 없이 마약을 한 채
민간인들을 탈레반으로 위장하여 총살한 살인마들이자
죽은 민간인의 시신에서 귀와 새끼손가락과 같은 신체 부위를 기념품으로 보관했고
그저 재미 삼아 시신을 유린하며 기념사진까지 찍은 최악의 정찰대인
미군 역사상 최악의 수치인 킬 팀(The Kill Team)이다.
당국이 발표한 공식적인 사망자는 3명이지만 실제론 몇 명이나 더 이 끔찍한 범죄자들에게
희생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