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알바했던 이야기

노력매니앙 작성일 18.01.26 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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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전자기능사를 취득하고 일자리를 추천 받았던 기억입니다.

 

지방은 싫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추천을 받아 일하게 되었습니다.

 

허름한 빌딩에 들어가자 박스가 쌓여있는 비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작업장이 나오던군요.

 

보일러에 들어가는 부품인데 공장에서 찍어내기 힘든 부품이라 사람이 직접 납땜하고 조립해서 만드는 중요부품을 만드는 생산직 회사였습니다.

 

일은 엄청 단순합니다. 긴 테이블에 사람들 5명이 한조가 디어서 각자 맡은 일만 하는 겁니다.

 

 

저는 중간에 부품 안쪽에 선과 선을 이어주는 부분에 납땜을 하는 나름 기술직??? 입니다. 

 

제가 납땜을 해주면 옆으로 넘기면 조립만 하는 사람이 아줌마 였으니까요.

 

여튼 9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일하는 구조였고 1시간 기준으로 50분 일하고 10분 쉬는 구조입니다.

 

우리 조는 5명 40대아재(반장)1명 30대후반노총각(부반장)1명 나1명 아줌마1명 40대아재1명 으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최산 노래를 들으면서 반복된 일만 주구장창 하는데 나중에는 아무 생각없이 기계처럼 일하게 되더군요.

앉아서 일해서 몸은 편한데 딱히 뭔가 오래하면 할 수록 바보? 가 될거 같은 일이었습니다.

 

 

이 업무가 웃긴게 농땡이를 피울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수량이 평균적으로 나와서 중간에 한 명이 미적거리면 수량을 채우기 위해 야근을 해야하니 돈도 못받는데 야근할 수 없어 수량을 마추기 위해 열심히 하긴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니 일하다말고 전화나 화장실 가는것에 대해서 같은 조원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니 가기에도 애매한 좆같은 시스템이죠.

 

 

여기서 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몇 개 있는데 풀어드리겠습니다.

 

기싸움

 

반장 40대이고 40대 아재(늦게 들어온 막내)랑 기싸움을 합니다. 

둘이 동갑인데 반장아재가 막내아재한테 일 시키면 말을 잘 듣지 않아서 몇 번 투닥투닥 거리더군요. 

 

알고보니 둘은 동갑이라 더 신경전을 벌인듯 했습니다.

 

삼각관계

 

우리 조에 아줌마 한명이 아줌마가 아니라 돌싱녀였습니다. 40대. 

 

부반장(30대후반)노총각과 40대아재(막내)와 삼각관계를... 쿨럭....

 

40대아재도 노총각이라 아줌마에게 막 들이대는데 그 돌싱녀는 부반장(그나마 젊어서?)에게 마음이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앉은 저는 5명밖에 안되는 조에서 권력싸움과 사랑과전쟁을 모두 겪을 수 있는 환경이었죠.

 

 

생산직일이 무서운게 한 3개월 하자 몸이 익숙해져서 그냥 계속 할만한게 문제입니다.

 

더 이상 뭔가 발전할 생각도 없고 기계적으로 반복적인 일만 딱 끝내고 집에가서 자고 일하고 자고 여과생활은 꿈도 못꿉니다.

 

이상하게 퇴근하고 집에가면 피로로 인해 잠자기 바쁜거든요.

 

그런데 그냥 할만하고 돈도 차곡차곡 쌓이니 생각보다 오래 일하게 되었습니다. 1년 정도 되자 알바가 아닌 직장으로 어떻냐고 반장한테 스카웃? 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저도 뭐 따로 할것도 없고 이걸로 계속 일이나 해볼까? 하고 마음이 많이 기울어졌는데 부반장(30대후반) 형이 저를 따로 데리고 나가 일대일로 술을 한잔 하면서 조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그만하고 나이도 젊으니 다른 일을 찾아가라는 말이었죠. 

 

자기도 저처럼 알바로 시작해 아무생각없이 생산직만 하다가 나이가 차서 이제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인생이라며

자기처럼 되지 말라는 조언이었죠.

 

 

 

그날 정신을 차린 저는 직원으로 되는 것을 거부하고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짤렸습니다.

알바라도 1년 만기시에 퇴직금이 발생하기에 반강제적으로 쫓겨난거죠.

 

 

1년 동안 느낀 점은 익숙해지면 할만하고 돈 쓸일이 없어 목돈 모으기 좋은 일이긴 합니다.

다만, 미래가 불투명하고 단순업무라 나이가 먹었을 때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에피소드1

 

40대아재(막내)의 허세....

막내로 들어왔지만 막내아재는 허풍이 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자기는 잠시 일하러 들어온거고 원래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 였다고 합니다. ㅡㅡ;;

 

갑부들의 돈을 굴리는 전문 인력이라며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지만 욕심 부려서 어쩔 수 없이 지금 이 생산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ㅋㅋㅋ

 

1개월만 하려고 들어온가라 하면서 몇 달째 계속하고 있으면서 내일 사직서 내거라고 큰소리만 치는 분이었지요.

 

월급 받으면 유흥주점에 탕진하기에 바빳고 틈만나면 옆에 돌싱아중마 같이 살자는 둥 시골에 자기 땅이 만평이 넘는데 같이 관리나 하자는 둥 헛소리 하면서 맨날 들이댔지만 

돌싱년 아줌마도 바보가 아니라 허세인거 알기에 그저 웃으면서 다날에 거절하는 사이였죠

 

한번은 회식잘이ㅔ서 반장과 멱살까지 잡으며 술에 취해서 대판 싸우며 내일 부터 안낙겠다 하면서 문 박차고 나갔지만

담날이면 술 때문에 기억이 안난다며 쥐죽은듯이 일하는 40대아재 허풍에 그저 실소가 나는 재미있는 부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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