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로 이민 온지 벌써 3년 넘었네...
드디어 영주권 나왔다.
나는 내성적이고.. 그냥 평범한 사람임.
대학다니다 군대가고.. 복학 후 졸업하고 어쩌다 대학원도 가서 졸업하고 나와보니 28살..
그래도 대학원까지 투자한 시간과 금액(다 빚;; 몇년동안 상환했는대 아직도 학자금 대출 500정도 남음.. )이 있으니 취직은 괜찮은 곳으로 했었다.
근데 이게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직장 내 갈굼, 야근, 회식.. 이거 세개가 진짜 사람 정신을 황폐화시키더라
물론 직장생활 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는 술도 못 마시고, 내성적이라 말도 별로 없고 묵묵히 내일만 하는 스타일인데, 한국 회사 정서상 나같은 타입의 사람은... 진짜 매일 매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음.
그러다가 퇴사하고.. 모아둔 돈 + 퇴직금 다 챙겨서 이민 왔다. (이민 오는 와중에도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해서 돈 다 못 들고옴.. 시발.. 가뜩이나 이민 예산도 빠듯했었는데...)
나름 석사 학위도 있겠다, 한국에서 경력도 있으니 뉴질랜드에서도 취직 잘 될 줄 알았는데, 시발..왠걸.... 다 광탈함 ㅋㅋㅋ
아직도 이 때 멘붕왔던거 생각하면 아찔하다...
여튼 취직활동 몇개월 해보고, 다 떨어지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대학교 입학(참고로 뉴질랜드는 대부분 학과가 3년제임)해서 기술쪽으로 다시 공부해서 학사 취득했다.
확실히 여기서 공부하고... 기술 분야다보니 취직 바로 되더라..
그리고 영주권 조건이 충족이 되서 신청했고.. 영주권 나왔음..
앞으로 범법 행위만 안 저지르면 5년 후에 뉴질랜드 시민권자 될 수 있음..
근데 참... 나는 갠적으로 아직도 한국이 좋다. 내 나라에서 내 언어를 쓰고 살아가는 거...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진짜 이거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된다.
만약에 한국의 기업 문화가 나같은 말없이 일만 하는 내성적인 사람도 대우해주고...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한 선에서 야근하고.. 술 강요만 없었어도 한국에서 나는 계속 살았을꺼다..
근데 한국 기업 문화가 일 잘하는 사람보단 술 잘마시고 사내 정치하면서 부하직원 갈구며 상사 똥꼬 잘 빠는 놈들만 성공하는 구조이니.... 좀 서글프다 ㅠㅠ
여튼... 개드립 눈팅만 하다가 가입하고 글 남기고 간다!
아이고 그동안 고생했던거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
이민 중간 중간 고비가 많아서 솔직히 난 자살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웠던 적이 있었거든..
앞으로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 개드립에 보면 뉴질랜드 사는 사람 몇명 있더라 ㅋㅋ 개드리퍼들 만나보고 싶음.
니들도 힘내라. 경험상 절박하면 다 된다..
개드립 - 드디어 영주권 나왔다 (인증포함) ( http://www.dogdrip.net/162096021 )
나도 가고싶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