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여고는 5월 운동회에서 교사와 학생이 다리 한쪽을 묶고 함께 달리는 ‘2인3각’ 달리기 종목을 취소했다. 남교사와 여고생의 신체 접촉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남교사들은 “학생과 가깝게 지내려다 서로 불편해지느니 안전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C여고는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학생과 신체 접촉을 하지 말자”는 행동규범을 정했다. 최근 프랑스 교사와 학생들이 C여고를 찾았는데 프랑스 교사가 동행한 학생들에게 일절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한국 문화에선 어른이 아이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학교도 변해야 할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 D여고 역시 최근 격려 차원에서라도 어깨를 토닥이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내렸다. D여고 교장은 “웬만하면 예쁘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교육현장에서 ‘펜스룰’이 생겨나는 현상을 두고 “사회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사회화 기관인데 ‘펜스룰’은 학교에서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할 수 없도록 막는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남자와 여자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