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오빠둘에 저 엄마아빠 다섯임
그러다 큰오빠가 결혼하고 얼마뒤 작은오빠도 결혼
근데 작은 오빠 부인 새언니2로 하겠음
결혼전 가족들이 모여 식당에서 식사하는자리
울엄마가?
아이고 자식둘 장가보내고 며느리 둘이니 인제 나도 밥좀받아
먹어보겠네 ㅎㅎ
하며 전형적 시어머니 멘트 날림
새언니 2가 여기서 걱정 마시라고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 마시라함
울엄마 ㄹㅇ 뿌듯해 하심
그리고 그해명절 우리가족은 지옥을 맛봄
명절 일주일 전에 새언니2가 캐리어 두개 끌고내려옴
울엄마 당연 좋아하심 그게 곡소리로 바뀌는데 얼마안걸림
새언니2오자마자 대청소 시전
근데 이 대청소란게 그냥 대청소가 아님
입주청소 삘임
그릇 다 삶고 소독하고 냉장고 싹 비워 버리고
심지어 냉장고 끌어내서 그 바닥 까지청소함
오래된 양은냄비 코팅벗겨진 팬까지 싹 버리고
후드부터 씽크대 까지 거의 재조립 수준으로 만들어놈
어느정도냐면 씽크대 실리콘? 거기가 곰팡이가 쓸었는데
그걸닦는게 아니고 긁어내고 새로쏨
장보고 왔던 울엄마 멘탈 날아가고 다버리면 어디다 밥해먹냐
소리지르니 냄비 그릇 아끼지말라고
나 시집갈때 주신다고 찡박아논 냄비그릇 다 꺼내서 씻어놈
씽크대안에 라벨별로 줄서있는 양념보고
뭔가 잘못되가는걸 느낌
엄마 씩씩거리는데 그날저녁먹으면서 나한테 20만줌
내일 청소좀 하게 엄마아빠모시고 찜질방 다녀오고
맛난거 먹고 늦게오라함
담날 새벽 다섯시부터 뒤집는 소리에 신경쓰였지만
우리가족은 될데로 되라 마음으로 나갔다옴
그날밤 돌아온 우리집은 집안살림이 반이 증발하는?
마법을 목격함
대문앞에 집안살림이 다 내팽겨쳐있고
우리가족은 망연자실 마당에서 멍때림
동네사람들이 이집 이사가냐고 쓰군거림
엄마 아빠 열받아서 오빠한테 전화하고 난리나니
오빠왈 새언니2취미나 특기가 청소다 그만큼 우리집이
드러벗던거다 함
엄빠 열받아서 새언니2야단치니
새언니가 청소전 사진 찍은거 보여주며
이런 기름때 곰팡이 덕지덕지 된 곳에서 어찌사냐며
조근조근 따지는데 나름 논리적이라?
엄마는 거품물고 다음화살은 나한테돌아옴
다큰여자 방꼬라지가 그게 뭐냐고
잔소리 시작
열받아서 남의방을 왜뒤지냐 따지니
드러버서요
정말드르버서요
너무 드르버서요
....
...
여튼 연휴내내 새언니는 신들린 무당마냥 세제들고 날라다녔고
800리터 냉장고를 끄집어 내시어 십년전 잃어버린 내 성적표를
찾아내는 기적과 안방 서랍장 뒤에서 아빠가 숨겨놓고 잊어먹으신
비상금을 찾아내는 기적과 작은방 책장뒤에서 오빠들의 직박구리 폴더에
담지못했던 그녀들의 상반신 사진을 발견하는 기적들을 행하심
기타등등
엄마는 언니가 버리면 다시 주워오고 버릴까봐 숨기고
그짓을 명절전날 가족다모이는 날까지 계속함
명절때도 울엄마 나도 부엌 근처에도 못감
새언니1도 영문 모르고 씽크대 근처도 못가고 피난행렬에 동참함
자기 일하는 주변에 사람들 오가는거 극혐이라 선언
주방에서 음식하다가도
누가 뭐라도 먹다 흘리면 귀신같이 쪼차와 닦고감
로봇청소기임
본인이 청소해논거 보면서 매우 행복해함
누가 잠바라도 벗어 소파에 걸쳐놓으면
막 고통스러워 하는게 표정에서 느껴짐
우리도 같이 고통스럽게 찌그러짐
뭔가 무거운 공기가 느껴지면 백프로 누군가?
해서는 안될짓을 하는거임
여자 서장훈임
그래서 온가족이 집에들어올때 밖에서 옷털고 들어오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요즘은 바퀴달린 미니 크레인? 이딴요물이 있어서
냉장고도 끄집어내서 청소함
박수!!
다들 먼지라도 흘릴까봐 새언니 2부를때 까지 안방에 강제연금
식사중에도 아빠가 쩝쩝 소리 내며 식사하시니
입안에 음식이 보이면 예의 없는 짓이라며 사람들이 보면
드
럽
다
고?
남들이 욕한다며 아버지 훈계
엄마도 보통사람은 아니라 둘사이에 싸움이 장난아니었지만
결론은 하나였음
드러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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