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화장실에 소변기가 줄어든 이유…누리꾼들 “탁상행정 끝판왕”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받고 있다. 좌측은 남자화장실, 우측은 여자화장실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남자화장실의 공간이 휑뎅그렁한 게 소변기를 설치하다 만 느낌이다. 공간이 남는다면 변기를 더 설치해서 사용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텐데 어찌된 일일까?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는 "학교가 최근 리모델링을 했는데 새로 만들어진 화장실이 저렇다. 왜 그러냐고 따지니 '법이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작성자는 이어 법령을 찾아본 결과, 실제로 '공중화장실법'에 "여자화장실 대변기 수는 남자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만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음을 알게 됐다. 여의도의 한 공중화장실 사진. 좌측은 남자, 우측은 여자화장실이다.문제는 개수가 아니라 공간이었다. 법 제정 전에 지어진 화장실과 비교할 때 남자화장실은 소변기 개수가 확 줄어 널찍해진 반면, 여자화장실은 상대적으로 협소해졌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의 공간 자체는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변기 개수를 법에 따라 맞추다보니 남자화장실은 상대적으로 넓어지고, 여자 화장실은 좁아진 것이다. 취지는 좋으나 적용이 문제..."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당초 이 법은 심재철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2001년에 대표발의해 2004년에 제정됐다. 심 의원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이 법을 제안한 이유가 상세히 나와 있다. 심 의원은 "여자들의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은 남자들의 약 3배라고 하므로 여자 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와 대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법안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