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시점 소설 속 표현 논란

그립다는건 작성일 19.01.07 02: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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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강동수씨(58)가 최근 발표한 소설 ‘언더 더 씨’가 세월호 참사 희생 여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자 6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여학생으로 설정된 소설의 화자가 과일을 자신의 ‘젖가슴’에 비유해 논란이 된 구절에 대해 “젊은 여학생의 생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9월 출간된 강씨의 소설집 <언더 더 씨>에 수록된 동명의 소설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 여학생 ‘나’가 바다 밑을 유랑하는 여정을 담은 이 소설은, 화자 ‘나’가 생전 자두를 먹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서술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 구절에 대해 누리꾼들은 여학생이 자신의 가슴을 ‘젖가슴’이라고 칭하며 이에 빗대 과일의 싱싱함을 표현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미성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근·현대 문학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온 남성 중심적·성차별적 태도가 반성 없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다. 또 누리꾼들은 이 화자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로 설정된 점을 들어 고인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이러한 비판을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극렬 페미니스트와 언론 보도로 인해 졸지에 ‘개저씨 작가’란 딱지가 붙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한 남성 작가의 음험한 시선이 만들어낸 구절이란 것이다. 한마디로 ‘개저씨’라는 것이다. 그 문장 하나로 지금 내게 온갖 욕설이 쏟아지고 있다”고 불평했다. ‘개저씨’는 여성 등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중년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다. 

강씨는 해당 구절에 대해 “무언가를 먹는 기억은 살아있음을 환기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일반적인 장치”라면서 “무구하고 생기발랄한 젊디 젊은 여학생의 생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로서, 단단하고 탱탱한 자두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생명력의 표상인 청춘의 여학생이 뼛조각으로 발견된, 그 참혹함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설의 첫 대목에 그 여학생의 몸에 대한 묘사를 한 구절 집어넣은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젖가슴’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강씨는 “여성의 해당 신체부위를 그 단어 말고 무엇으로 표현하나? ‘젖가슴’이란 단어 자체가 소설에서 결코 쓸 수 없는 금기어라도 된다는 건가? 차라리 국어사전에서 그 단어를 삭제하라는 게 낫지 않을까? 소설이 성경인가?”라고 반문했다. 

강씨는 이 소설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종의 문학적 진혼굿의 개념으로 쓴 소설” “희생당했으나 시신이 건져지지 못한 여학생의 관점에서 ‘사자의 고백’이라는 형식으로 우리 사회의 무책임, 비겁, 야만을 고발한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강씨는 “무슨 극렬 페미니스트 카페 등의 회원들이 자기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쓴 사람을 찾아다니며 온갖 악성 댓글 폭탄을 퍼붓는 요즘의 세태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런 편향성과 무지는 지나치지 않나”라면서 “어떻게 집단의 폭력으로 한 작가의 입을 막으려 드는지, 표현의 자유를 목죄려는지 우리 사회의 일각의 반지성주의가 끔찍하다”고 비판 여론에 적극 반박했다. 

이날 이 소설을 출판한 호밀밭출판사는 페이스북에 공식 입장을 내고 “소설가와 출판사의 명예를 넘어 한국사회 전반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서 (논란을 보도한 언론 등에)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법적 대응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쌓아온 소설가의 작품세계와 출판사의 역사가 이런 방식으로 한 순간에 왜곡되고 모욕당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런 낙인찍기는 자칫하면 대중 파시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한국 사회의 젠더감수성을 높이는데 전혀 도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후퇴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출판사는 “문해력의 차이에 따라 수용의 수준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언론 보도와 이후 일련의 네티즌 집단행동은 그런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6일 현재 강씨와 호밀밭출판사 페이스북에는 ‘적반하장’이라며 이들을 비판하는 댓글이 수백건 게시되고 있다. 2012년 ‘요산김정한문학상’ 등을 수상한 강씨는 현재 경성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061745001&code=96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thumb&C#csidx532bce1f97dca51b37b93bc1ff89aa8 onebyone.gif?action_id=532bce1f97dca51b37b93bc1ff89aa8

 

 

 

- 요약 


강동수라는 소설가(문학상도 받았고, 현재 교수로 재직 중)가 소설집을 냈는데, 그 작품 중 언더 더 씨라는 작품 속 표현이 논란...

세월호 참사 희생 여학생 ‘나’가 바다 밑을 유랑하는 여정을 담은 이 소설은, 화자 ‘나’가 생전 자두를 먹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서술함.

  

표현의 자유냐?

vs

여고생이 과일을 먹으면서 자신의 젖가슴에 비유하지 않는다 비현실적이고 남성(작가가 50대 남성)의 시선이 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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