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이 만들려고 했던 스파이더맨

공인인증서 작성일 19.03.25 0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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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은 1991년에 분량이 80페이지에 이르는 <스파이더맨>의 트리트먼트(영화의 줄거리와 중요한 장면들, 등장인물 등을 압축해 적은 글)를 작성. 이 트리트먼트는 제임스 카메론이 꿈꾼 스파이더맨 버전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음.

 

 

 

트리트먼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 피터파커는 17세의 고등학생으로, 수줍음을 많이 타며 친구가 많지 않음. 메리제인을 짝사랑하지만, 그녀에게는 플래쉬라는 운동 잘하고, 포르쉐를 끌고다니는 남자친구 있음. 

 

- 어느 날, 메리 제인이 숙제를 같이 하자고 요청하자 피터파커는 좋아하지만, 포르쉐를 끌고 온 플래쉬에게 모욕을 당하고, 이 날 오후 피터파커는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 세미나에 참석. 그리고 여기에서 거미에게 물림.

 

- 만화 원작에서는 '방사능 거미'에게 물리지만, 제임스 카메론 버전의 스파이더맨에서는 피터 파커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 거미에게 물린다는 컨셉을 선택함. 스탠리가 스파이더맨을 발표할 때는 방사능에 의해 돌연변이가 된 동물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를 구상할 때는 한창 유전자 실험이 주목받고 있었기 때문에 시의성에 맞춰 변형한 걸로 추측됨.

 

- 제임스 카메론은 17살짜리 청소년이 - 비록 그가 나이에 비해 대단한 과학적 재능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 ‘초강력 거미줄 생성기’를 만든다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 (무시무시하게 질긴!) 거미줄이 피터 파커의 체내에서 생성돼 팔목의 구멍을 통해 발사된다는 컨셉을 고안함. 

 

-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슨 ‘괴물’로 보지나 않을까 염려한 피터 파커는 손목에 ‘가짜 거미줄 생성기’를 만들어 거미줄이 거기에서 나오는 것인 것처럼 위장하고 다니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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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버전의 <스파이더맨>에서 피터 파커가 거미줄을 발사할 때의 이 동작은 제임스 카메론의 트리트먼트에 묘사된 것 그대로다.)

 

 


- 피터는 자신의 ‘초능력’을 발견한 뒤,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결심. (레슬링이 아니라) TV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해 각종 ‘묘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는 매니저에게 보기 좋게 당하여 돈을 못 받게 된다. 매니저를 만난 뒤 복도에서 그는 무장 강도를 마주친다. 헉헉대며 강도를 쫓던 뚱뚱한 경비는 피터에게 강도를 잡아달라고 하지만 피터는 ‘내가 알 바 아니다’라며 무시한다. 그리고...그 강도는 벤을 살해한다. 

 

 

-  그는 강도를 잡아서 경찰에게 넘기지만, 강도는 오히려 자신이 스파이더맨에게 억울하게 당했다면서 경찰에게 도움을 청한다. 경찰은 ‘신분을 밝히라!’며 피터를 위협한다. 피터는 어쩔 수 없이 총을 든 경찰을 밀어제치고 도망간다. 이 사건은 TV에서 보도되고, 이 때부터 피터는 ‘경찰의 적’이 된다. 

 

- 그를 이해해주는 것은 오직 그의 도움을 받은 이웃들뿐이다. 그나마 이 이웃들도 얼마 후, 범죄왕 칼튼 스트랜드의 치밀한 음해공작에 의해 스파이더맨을 혐오하게 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제임스 카메론의 이야기는 샘 레이미의 버전보다 훨씬 심각한 (어떤 면에서 ‘처절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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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명의 악당이 등장하는데, 한 명은 ‘칼튼 스트랜드’로, 그는 번개를 맞은 뒤 ‘전류의 흐름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초능력을 가지게 됨. 얼핏 보면 ‘일렉트로’와 유사한 인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캐릭터는 일렉트로를 참조해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만들어낸 것. 칼튼은 강력한 ‘전류 빔’을 발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전파의 흐름을 감지하는 능력도 지님. 그는 이 능력을 이용해 억만장자가 됨. 칼튼은 또 한명의 강력한 변종 초능력자를 자신의 오른팔로 거느리고 있는데, 그가 바로 ‘샌드맨’.  각본에 묘사된 샌드맨의 변신 과정이나 전투 장면은 마치 T-1000의 그것을 연상하게 함. (이 트리트먼트는 <터미네이터 2> 직후에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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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튼은 스파이더맨을 자신의 휘하에 두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이를 거부하자 자신의 재력을 이용해 미디어를 매수하여 스파이더맨을 세상에서 완전히 고립시키려 한다. 클라이맥스 신에서, 엠제이를 인질로 잡은 칼튼은 샌드맨과 함께 스파이더맨을 상대로 세계무역센터 빌딩에서 대규모 격투를 벌인다.

 


-제임스 카메론은 <스파이더맨> 프로젝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던 1991년에 오랜 우상이었던 스탠 리를 직접 만나, 자신의 영화화 계획을 들려줬다. 제임스 카메론의 이야기를 들은 스탠 리는 이렇게 공언했다. “지구상에서 <스파이더맨>을 가장 완벽하게 영화화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제임스 카메론이다!”

 

 

 

 

그러나 판권 문제로 스파이더맨 영화 제작이 지지부진해지자, 제임스 카메론은 스파이더맨 대신 타이타닉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이 후 샘 레이미가 만들게 됨. 

 

 

샘 레이미 버전의 <스파이더맨>과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각본을 맡은 데이빗 코엡이 제임스 카메론의 트리트먼트를 기초로 하여 각본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 비록 제임스 카메론의 트리트먼트에서 많은 부분이 잘려나갔지만 ‘유전자 돌연변이’ 거미라든가, 거미줄이 피터의 손목에서 직접 발사되는 아이디어 등은 코엡의 최종 각본에서도 그대로 살아남게 됨.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dpinfo&wr_id=1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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