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젖비린내도 다 안가신 이제 막 스무살 된 개드립게이다
난 원래 게임을 좋아한다 꿈도 게임 디자인하는거고 암튼 평일에 학교다니고 남는 시간에 미친듯이 알바만 해서 뭐 사먹지도 않고 교통비도 아껴가면서 플포 샀다
중고도 아니고 신공정 신품에 게임타이틀 4개 정도 사서 55만원 넘게 좀 들었다 솔직히 이
나이에 50만원이 넘는 돈이라면 큰 돈이라 생각한다
부모님도 내가 돈 벌어서 산 거라 딱히 뭐라고도 안하시고 나혼자 근 일주일 동안 즐겁게 게임하고 지냈다
그리고 엊그저께인 3/7일날, 할머니 생신이셨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이 다 모여 담소도 좀 나누고 외식한번 하자고 모이잰다
할머니집이 내가 사는 동네에 가깝고 할머니네 집이 생각보다 많이 좁아서 비교적 훨씬 넓은 우리집에서 식구들이 모이기로 했다
대구에서 4명 청주에서 3명 분당에서 4명정도 총 11명 정도가 집안에 들이닥쳤다
이중 초등학생이 2명 중학생이 1명 나보다 나이 많은 23갓수 한명 고3 한명이 있었다
개드립이나 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조카, 사촌등 친인척들의 게임기강탈썰들을 한두번 본것이 아니라 불안하긴했지만
매일 뛰놀기만 좋아하고 게임엔 관심없어 보이는 초딩둘이나 평소에 날 무서워하는 중딩놈 나이 다 찬 갓수와 고삼 수능생이 내 플포에 손 대리라곤 생각을 하지않았다
암튼 저녁 7시쯤에 다같이 뷔페로 외식을 나가고 9시쯤에 집으로 돌아가서 동생들이랑 놀아주다가 11시쯤에 나혼자 야간알바하러 갔다
별일 있겠나 하고 아침 10시에 알바교대하고 집가서 플포켜서 피파 한두판 하고 한숨 자자 하고 집에 들어갔다
없다
그래, 없다 책상위에 올려져있어야 할 내 플포가 없다
식구들은 이른아침에 다 떠났다고 한다 집에 남은 가족들한테 플포 못봤냐 물어봤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이쯤에서 분노보단 불안감이 휩쌓인다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겠고 이제 와서 잡으러 갈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부모님께 이모들 번호를 다 얻어내 다 전화를 했다
초딩두명쪽 이모는 애들 게임같은거 관심도 없어서 컴퓨터도 집에 안둔마당에 무슨 게임기냐면서 따진다, 맞는말이다 우리집에 와서도 놀이터에 나가서 뛰놀던놈들이 게임에 관심이 있을리가없다
중딩쪽은 워낙 애가 소심하고 날 무서워해서 내방엔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한다 인정한다 어렸을때 내가 호되게 두드려팬적이 있어서 나한텐 말도안건다 눈도 안마주친다
그럼 남은건 갓수와 고삼쪽이였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 23살 짜리가 동생 게임기에 욕심을 가질까?, 이제 수능준비하고 공부나 열심히 해야되는, 요즘 다들 하는 롤도 안하는 녀석이 플포를 알기나 할까
우선 그쪽 이모쪽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왠걸, 갓수가 받았다
"형 혹시 내방에 있는 게임기 가져갔.."
뚝
직감이 왔다 이새끼다 이 시발 밥버러지 쌍놈에 제구실도 못하는 갓수새끼가 내 플포를 가져갔다 안그럼 전화를 끊을 이유가 없다 애초에 전화를 왜 끊냐 멍청하게
그 뒤로 십수번이나 전화를 해댔지만 받지않았다
그동안 차있던 불안감이 드디어 분노로 바뀌기 시작했다
형이라는 새끼가 동생물건에 손을 대다니
말이 필요없다 생각해 학교쪽에 하루만 쉬겠다 말하고 지금은 고속버스타고 씹새끼하나 잡으러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글써내려가는 중이다
일 정리되면 후기 올리겠다 부디 내가 답없는 갓수새끼를 죽이지 않도록 기도좀 부탁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씹창났음
진짜 지금 존나 빡쳐서 글을 쓸래야 안쓸수가없다
오랜만에 못보던 친구들 만나서 놀다가 술먹고 대충 들어와서 쉬려고했는데
백수새끼가 인터넷에서 글을봣나본지 암튼 씨발놈이 내가 카톡이랑 번호 다 차단시켜놓으니까 내 페북은 어떻게 찾았는지
쨌든 페북으로 메세지가 왔더라
1. 플스훔쳐간 사촌형
2. 내가 몇번 놀림
3. 나 죽이러 온거 진정시키고 보냄
맨날 어디서 퍼다 날르다가 글쓰는건 너무 오랜만이다 저 글들 관련해서 일 터져서 지금 써본다
5월달에 군대 지원한거 실패해서 밀리고 그냥 어디 회사 들어가서 일하면서 지내면서 간간히 개드립하고 지냈었다
추석때랑 여러 집안 행사때 저 글의 주인공이였던 사촌형 새끼는 계속 내 눈에 안띄었다 보긴봤었는데
내가 한번은 저번달에 집안 어른들 앞에서 백수형새끼 대놓고 무시했음 막 뭐라 비하한건 아니고 그냥 비꼬았음
그전에도 개드립에 글올린거 유명해지고 내가 페북메세지로 개 지랄해놓은거도 다 퍼져서 암튼 그 뒤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을텐데
내가 직접적으로 집안 식구들 앞에서 언급해서 그랬는지 좀 열받은 기색이 보였다
암튼 오늘 8시쯤 일끝나서 퇴근하고 집가는데 집앞 놀이터에 낯익은 사람이 있었음 아디다스 져지가 헐렁할정도로 몸이 깡마르고 큰체구는 아닌 딱봐도 그 백수형새끼임
서로 멀리서 보고 알아봤는지 그새끼 실루엣도 날 쳐다보고있었다
난 솔직히 식구들끼리 만나도 백수형새끼는 무시하는편이고 거기다가 이 상황이 너무 이해가 안되서 저새끼가 왜 서울올라왔는지 감이 안잡혀서 벙쪄있었는데
이새끼가 성큼성큼 다가옴
근데 시발 손에
손에 삼단봉이 쥐어져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모부 참고로 경호회사 실장인가 암튼, 거기서 하나 빼왔나봄
삼단봉 이게 말이 호신용 무기지 그냥 흉기 아니냐 순간 개 무서웠음
그래도 그새끼가 나한테 휘두를 깡은 없을것같아서 서로 얼굴 잘 보일정도로 가까히 왔을때 내가 대놓고 물어봤다
"형 왜 왔어?"
근데 시발 이새끼가 발길을 안멈춤 계속 다가옴
이거 자칫하다간 좆되겠구나 하고 바로 가드 올리고 준비했음 학생때 복싱한적 있어서 어느정도 겁도 안먹었었고
솔직히 '에이 시발 휘두르진 않겠지' 라고 생각한 순간 이 시발넘이 바로 동작 크게 돌면서 내려찍을 준비하더라ㅋㅋㅋㅋㅋㅋ
근데 생각보다 그게 존나 둔해서 눈에 훤했음 그냥 상체에 태클 걸어서 넘어뜨리고 마운트 걸어서 바닥에 내리꽂아서는 팔 하나 붙잡고 나머지 팔 하나로는 머리 못움직이게 제압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난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믿기지가 않았다 아니 시발 이새끼가 서울엔 왜 있고 삼단봉으로 왜 나를 조지려고 할까 했는데
내 밑에서 소리지르면서 낑낑대는 얼굴 보니까 납득이 가더라 '아 내가 그전에 너무 심했나?'
그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것보단 백수형새끼가 너무 불쌍했음 이럴만 하겠구나 하고
백수형새끼 힘빠질때까지 기다렸음 사람들이 주위에 없어서 망정이였지 경찰 왔을듯
좀 있다보니까 얌전해지고 숨고르고 있길래 삼단봉은 내가 집어서 멀리 집어던졌고 자리 비켜주면서 왜 이랬는지 이유라도 듣자 하고 생각했는데
도망간다
진짜 존나 빠르게 도망감 골목으로 쏙 하고 들어갔는데 저거 놓치면 뭔가 걷잡을 수 없을것같아서 쫓아갔음
우리집이 지역상 골목쪽에 위치해서 시내로 나가려면 꽤 먼거리를 걸어야하는데 시내까지 뛰어가는걸 내가 계속 쫓아갔는데
지쳐서 그런지 헥헥대다 뒤에 나 따라오는거 보고는 갑자기 쓰러짐 ㅋㅋㅋㅋㅋㅋ
내가 지쳐있는 백수형새끼한테 정말로 엄청 조심히 다가가서
"형 우리 이러지 말자 내가 너무 심했었지? 미안해" 이렇게 말했는데
울기시작하더라 너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유일하게 놀고 소통하고 즐기던 공간이 인터넷이였는데 니가 다 망쳤다고 그 사건 다 퍼지고 난뒤로 겁먹어서 무서워서 컴퓨터 앞에도 못가겠다고
막 울먹이면서 흑흑대고 그런식으로 말하니까 나도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날 것같아서 일단 그 자리에서 차근차근 진정시키는데 3~40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다시 집앞 놀이터 쪽으로 돌아가서 캔커피 하나 쥐어준 다음에 둘이서 이야기 나눴다
내가 너무 미안했다느니, 아니다 훔쳐간건 내가 먼저였으니까 내잘못이다 이런짓 해서 미안하다 등등 그냥 서로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함
근데 정말 궁금했던건 어떻게 온건지, 물어봤더니 집에 차 하나 몰래 타서 왔다고 사실은 너 죽이러 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데 시발 소름돋더라
암튼 그냥 서로 이야기 잘 하다가 자기는 PC방 가서 한숨자고 집에 돌아가겠다고 이거 비밀로 해달라고 말하길래 ㅇㅋ 하고 그 자리에서 그냥 헤어짐 그자리에서 내 선택권은 없었음
너무 쏜살같이 지나간 방금 일어난 사건이라 경황이 없어서 인증도 없고 주작이라고들 하겠지만 신경안쓰고 자기전에 글 써내려서 올린다 나도 지금 너무 정신없다
다들 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