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1일 외상센터 의료진이 아주대병원 본관 응급병실에 외상환자를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입원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병원 측은 '외상 외과 환자 입원은 외상 병동에서만 가능'이라는 병원장 지시를 근거로 본관 외상 병동 병실이 가득 찬 상황에서 외상환자에게 응급병실을 내주는 것은 병원장 지시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이 환자의 입원 결정을 머뭇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이 내놓은 지침은 '외상 외과 환자는 권역외상센터 배정을 원칙으로 하되 가용 병상이 없을 시 주말 및 공휴일에 한해 응급 병동으로만 배정 가능'이다.
외상센터 측의 비판이 거세지자 병원 측은 결국 나흘 만에 이 지침을 철회하고 주말이나 평일, 주야간 모두 외상센터가 본관 응급병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개선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병원과 외상센터 간의 병실 배정 문제는 계속됐고 이국종 교수는 한달여 뒤인 지난해 9월 9일 한 외상환자에 대한 응급 전문의 기록지에 이 문제로 인한 참담한 심경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부터 2달가량 이어진 병동 리모델링 공사로 본관의 병상 100여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병실 배정 문제가 악화했고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하는 대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이 교수와 병원 사이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외상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병실 배정 문제가 심각했고 닥터헬기가 도입되면서 인력 부족 문제도 악화했다"며 "병원은 현재 적자 상태가 아니어서 돈 때문에 병실을 내주지 않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외상센터가 밉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주대병원의 이익은 2015년 72억원에서 2018년 623억원으로 많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1천87개 병상 중 소아·청소년과, 정신과 등에서만 쓸 수 있는 특수병상 320개를 빼면 750여개 병상을 40여개 과에서 나누어 쓰는 상황"이라며 "때에 따라 공실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과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지난해 문제가 된 지침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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