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오 풀치 감독의 '좀비2' 는 다소 허접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뛰어난 연출과 시대의 한계에 도전하는 고어 강도,
비슷한 시기에 나온 조지 로메로 영화와 비교해도 압도적 우위에 있는 뛰어난 좀비 분장 등
여러모로 좀비 영화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 영화에는 명장면이 참 많은데, 그 중 최고의 명장면, 혹은 가장 웃긴 장면으로 꼽히는 씬이 있다.
상어와 좀비의 배틀씬이다.
웃긴다면 웃기고, 깬다면 깨는 장면이지만 암튼 그럴듯한 상어 VS 좀비 액션씬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데
문제는 이 영화가 1979년 작품이다 보니 CG로 상어 묘사를 하는 건 불가능했고,
애니매트릭스로 때울 만큼의 제작비도 없었다.
그렇기에 감독인 루치오 풀치도 상어 VS 좀비 씬을 넣자는 제작자의 요구에
'너 돌았냐?' 고 반응했다고 하는데 결국 제작자의 고집으로 인하여 이 장면을 넣기로 했다.
대체 어떻게 1979년에 상어 VS 좀비 액션씬을 찍었을까?
방법은 간단했다.
진짜 상어랑 좀비 분장을 한 배우를 붙여서 촬영한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한 상어는 '뱀상어' 이며 최대 9미터까지 자라며 성질이 난폭하여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는 상어다.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뱀상어는 보다시피 그렇게 크지 않고 사람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 정도였지만
그래도 사람이 좀비 분장을 하고 해저에서 상어랑 뒹굴면서 싸우는 장면을 찍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영화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해저 다이빙 및 상어 전문가인 '라몬 브라보' 를 초빙해 좀비 분장을 시켰으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상어를 배불리 먹이고, 진정제를 투입하는 등 나름 안전 조치를 취했다.
뭐 덕분에 이 장면은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되었고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 장면은 호러 씬의 전설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