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기를 포기한) 북유럽 국가의 허와 실 -6 (북유럽의 왕자 스웨덴)

갑과을 작성일 20.05.06 0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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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랜만에 쓰는 것 같습니다.

사실.... 뭐 변명에 가깝지만, 개인적인 사정 외에,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스웨덴은 왠지 손을 대기가 버겁더라구요.

“북유럽의 왕자”라는 별명이 있듯이 북유럽을 대표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만큼 스웨덴에 대해 기대하시는 댓글들이 많아, ‘이거 어중간하게 다루면 안되는거 아냐?’ 하는 부담감이 들더라구요.

그런 이유로 미적미적 미뤄왔지만, 더는 미루는게 어려운 듯 하여, 이렇게 다시 한 번 나서게 되었습니다.

워낙 다룰 분야가 넓다보니, 덴마크처럼 몇번에 나눠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삼프로 티비”의 코너 “투자는 책과 함께”를 인용, 참고 하였음을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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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게시글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소제목만 봐도 대충 어떤 이야기를 할지 짐작이 가실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북유럽국가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마냥 천국은 아니라는걸 준비운동 차원에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몇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요. 우선 이것부터 이야기 해 보지요.


1-1) 뭐야? 별거 아닌데?

북유럽 국가라 하면,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고, 나아가 국가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부유할거라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1인당 GDP는 넘사벽 수준이죠. 스웨덴 1인당 GDP가 $60,000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최근들어 1인당 GDP가 $30,000를 넘었고, 국가 총 GDP는 $1조 5,300억 을 넘었다는데요.

북유럽 국가중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의 총 GDP를 다 합치면...... $1조 4,700억 이라고 합니다. (아이슬란드를 뺀 이유는, 인구가 꼴랑 30만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값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엥? 내가 지금 뭘 본거야? 얘들 잘 산다며?’하실텐데요.

총 인구 수가 적거든요. 우리나라 총 인구가 5,000만인데 비해, 네 나라를 다 합치면 인구가 3,000만명이 좀 안됩니다.

달리 말하자면.... 타노스가 핑거스냅을 한다면, 우리나라 1인당 GDP가 북유럽 4개국을 평균보다 더 높아진다는 것이겠지요?

생각보다 규모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는 거지요. 쟤들도 뭐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닌 거지요. 쟤들 네 나라 다 합친거랑 우리나라 하나의 경제규모가 비슷한거니(실은 추월 한 거지만.....)


1-2) 스웨덴의 제도를 이해하려면, 이걸 알고 계셔야 합니다.

다소 뜬금 없게 느껴지지만, 스웨덴의 역사 한 토막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갑자기 왜....?’하실 텐데요.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참고가 되실 것이라...... 어쩔수 없이 언급을 하겠습니다.

스웨덴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은 땅에 턱없이 적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이제 막 1,000만명을 넘었어요.
우리나라의 1/5수준인데, 예전엔 더 적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알고있는 복지국가의 초석을 닦을 무렵에는, 인구가 300만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요.

안그래도 부산시 정도 인구밖에 되지 않는 나라인데, 1차 세계대전중에 전체 인구의 1/3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타노스가 핑거스냅을 한건 아니고요. 1차 세계대전으로 난리가 나고, 옆에 옆에 있는 짜르국에선 공산주의 혁명이 발생하니 스웨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때 미국이 “야, 우리나라로 올래? 여기 빈땅 x나게 많은데.” 한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인구의 1/3이 나가냐 하겠지만....북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워낙 춥다보니 안그래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부족하긴 했거든요.

안그래도 농사짓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아랫동네, 오른쪽 동네가 다들 찌그락 째그락 하니.....(물론 그 시기 “두유노우 좌일리톨?”의 나라 핀란드에서는 피바다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이거 불안해서 살겠냐 싶은거죠.

그리하여.... 인구 전체의 1/3이, 그중에서도 상당수의 ‘농민들’이 기회의 땅 아메리카로 떠나버리게 되었습니다.

여촌야도라는 말이 있듯이, 농사를 짓는 동네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띄곤 합니다. 아마 스웨덴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그런데 보수의 표밭을 이뤄야 할 사람들이 대거 다른 나라로 이주해 버렸다.....?

스웨덴의 정치 지형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건 당연하겠죠?

그래서..... 당시 스웨덴에서 ‘좌파’를 담당하던 사회민주당(줄여서 사민당)이 하루아침에 다수를 점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걸 본 기득권 자본가들은 벌벌 떨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와 씨x 이거 어쩌냐? 양키새키들 때문에 하루 자고 났더니 빨갱이 세상 열려버렸네? 이거 옆에 짜르국 처럼 우리 알거지로 쫓겨나게 되는거 아니냐?”

처분을 기다리던 자본가에게 반전이 찾아왔습니다. 사민당 쪽 사람들이 “우리 협상 하시죠.”하고 온거에요.

뭐 당장 알거지가 되도 할 말 없는 사람들에게 협상하자고 찾아오니 당연히 타협을 봐야겠죠.

이때 타협을 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너네 재산 즉, ‘생산 수단’은 안 건들게, 너네가 다 도망가면 우리 나라 노동자들은 그대로 실업자 되는거 아녀. 대신에, 돈 버는건 공평하게 나눕시다.”

뭐... 공장 다 털리느니, 버는돈을 나누는 선에서 끝낸다고 하니, 자본가들 딴에는 “오예 개꿀ㅋ”하겠지요?

스웨덴 복지의 특이성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3) 자영업을 탄압하는 국가?

흔이 복지사회 하면 “부자사회” “자영업 하는 사람들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나라.”로 생각하고


그런반면, 우리나라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삼성 공화국이다.”
“몇몇 기업들 중심으로 부가 집중 되서 문제가 많다.”
라고 자조섞인 비판을 하곤 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이상으로 “대기업 몰빵”을 하는 나라가 스웨덴입니다.

스웨덴은 대기업 국가입니다. 그러니까 소수의 대기업들이 국가를 이끌어가고, 그렇게 되도록 어느정도 유도한 나라가 스웨덴이라고 해요.

‘대체 어느정도길래 저러지....?’하실텐데요. 스웨덴의 기업들 중 상위 20개 회사가 창출하는 부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해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상위 20개 회사가 차지하는 양은 전체의 50%가 안된다고 합니다.

‘엥....? 생각한거랑 다른데?’하실텐데요. ‘그래도 자영업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괜찮은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제목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얘네는 자영업자들을 거의 탄압하는 수준으로 대한다고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처럼 “자영업자 안정 대책” 같이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들이 하나도 없고요.

고용주의 경우, 직원들을 위한 “사회복지 기여금”을 내야하고, 그리고 남은 순이익 중에서 사장이 가져가야 할 “월급” 중에서 자신의 몫의 “세금”을 내고, 또 그중에서 자신 몫의 “사회복지 기여금”을 또 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자면
스톡홀름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구스타프 김씨는 계좌이체로 직원들 월급을 줬습니다. 그러자 문자가 띠링 하고 울린거에요.

뭐지? 하고 확인해 보니 “직원들 사회 복지기여금 퍼가요.”라는 것이 온겁니다.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이제 그럼 남은 순수익은 다 내꺼 ㅎㅎ 하겠지만 또 문자가 옵니다. “님꺼 사회복지 기여금 퍼가요.”

약간 빡이 쳤지만 ‘그래, 나도 복지 혜택은 받아야지.....’ 하며 수긍하려는 차에 또 문자가 옵니다. “세금 퍼가요.”

대체 왜 저러느냐..... 자영업자랑 원수라도 진거냐.... 하실텐데요. 원수 진 거 맞습니다.

스웨덴은 자영업을 싫어해요. 수익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거든요.

사실 우리나라도 세금공제, 연말정산을 만들어 놓은 이유가,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소득을 확인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세금을 걷기 위한 것이었잖아요.

‘그래도 좀 심한데? 다른 일반 국민들은 편 안들어 주나?’하실텐데요.

스웨덴 사람들의 기본 마인드는 “사람이 업장에서 일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정들 (노동조건 , 급여)이 있는데, 이걸 보장해주지 못하는 업장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라고 합니다.

워..... 냉정하다고 해야할지, 살벌하다고 해야할지...... 어떻게 보면 북유럽판 “적자생존”의 원칙이라고 할 법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거죠.

스웨덴은 아마 “전국민의 월급쟁이화”를 꿈꾸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낳았으니

스웨덴이 이렇게 자영업을 탄압아닌 탄압을 하다보니..... 동네에 식당, 미용실이 잘 없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북유럽 애들이 우리나라 오기 전에 거울보고 자기 머리 자기가 깎았잖아요. 1인당 평균 $60,000를 벌어도 동네에 미용실 하나 없으면.....자기 머리 자기가 잘라야죠 뭐


1-4) 평평한 나라.....?

대기업 중심은 우리나라 못지 않다는걸 알아버렸으니..... 대충 짐작이 되실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스웨덴은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면 평평한 나라입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얘들 컨셉이

”부자 가난뱅이 가리지 말고 평등하게 뜯어가자.”다 보니까요.

하지만 기준을 ‘자산’으로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75%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거든요.

그런데다가...... 얘들은 상속세가 없어요. 재산세도 적은 편이고요.

앞서 언급했던 ‘역사 한토막’을 떠올리신다면, 왜 그런지 이해하는데는 그닥 어렵지 않을 겁니다.

“니들이 가진 재산은 안 건들게. 대신 버는 건 공평하게 나누자.”

어찌 본다면 우리나라보다 ‘계층 이동’이 힘든 사회, 아니 나아가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사회가 바로 스웨덴인 거지요.

소득은 너나 할 거 없이 뜯어가는데, 깔고 앉은 재산은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을 테니까요.


2) 이젠 좀 좋은 이야기를 해 줍시다.

이렇게 거의 매도에 가까운 이야기만 한 것 같으니 이젠 좀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할 법한 좋은 사례도 많아요. 이제는 그 부분들을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2-1) 동일노동 동일임금?!?

앞서 자영업자들을 쥐잡듯이 잡고, ‘전국민의 월급쟁이화’를 꿈꾸는 나라라고 했는데요.

전국민이 월급쟁이인 나라에선, ‘월급을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한 화두일 겁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전제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에요.

사실..... 우리나라가 생각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스웨덴 사람들이 생각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문장의 원작자는 스웨덴이니.... 우리나라가 이 표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는게 정확한 진단이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동일노동 동일 임금”의 의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겠죠?

예를 들자면, 김철수와 최영희는 울산의 자동차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철수는 자동차의 오른쪽 바퀴를 조립하고, 최영희는 자동차의 왼쪽 바퀴를 조립하고 있습니다.

단, 김철수는 이 회사의 정규직이고, 최영희는 이 회사의 비정규직입니다. 둘은 하는 일은 같지만, 김철수는 월 600을 받고, 최영희는 월 300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따르면 김철수와 최영희는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거죠.

그럼 스웨덴의 “동일노동 동일 임금”은 무엇이냐..... 예를 들어보죠.

말뫼에 사는 구스타프 김과, 따루 최는 자동차 회사에 다닙니다. 구스타프 김은 현대차 말뫼 공장에 다니고, 따루 최는 람보르기니 스톡홀름 공장에 다닙니다.

구스타프 김과 따루 최는 둘 다 자동차 바퀴를 조립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스타프 김과, 따루 최의 월급은 동일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들으면 물음표 나올 이야기 일 겁니다.

“아니 현대차 하고 람보르기니하고 돈 버는게 같냐?”
“돈 버는게 다른데 월급을 어떻게 똑같이 받아? 말이 돼?”

라는게 우리나라에서는 상식적인 반응이겠으나...... 스웨덴에서는 이런 대답이 나오는거죠.

“당연하지 둘 다 똑같이 자동차 바퀴 조립하잖아.”

그럼 한걸음 더 나가, 현대차는 점점 매출이 줄어들고, 람보르기니는 점점 매출이 늘어난다고 칩시다.

현대차가 적자를 보느라 회사가 직원들 월급 주는데 허덕거려요. 그런 모습을 보는 스웨덴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하느냐.....

“뭐야 저회사? 직원들 월급 주는데도 허덕거리네? 에라이 저런 회사는 빨리 방 안빼고 뭐해?”

왜 스웨덴이 “대기업 중심”의 국가인지..... 이젠 좀 짐작이 되시죠?

그럼 이게 왜 가능한가를 알아봐야겠죠? “노조의 구조” 때문에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한국 노총” “민주노총” 이라는 거대한 집합체가 있고 그 아래 여러 노조들이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소위 ‘귀족노조’ 취급을 받는 “현대차 노조” 와 같이 개별 기업에 대한 노조가 있다면..... 스웨덴은 그런거 없습니다.

“전국 자동차 바퀴 조립 노조” 같이 산업별 노조만 존재합니다. (정확히 하자면, 전국 자동차 노조겠죠)

그럼 이제 이 전국단위 노조가, 자동차 회사 연합체와 임금 협상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현대차 기업 자체의 사정은 “참고”만 할 뿐, 전체적인 협상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는 못하는 겁니다.

하기야 이게 맞는 이야기긴 해요. 회사 상관 없이 같은 일을 하는“을”끼리 뭉쳐야 힘이 커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자동차 업종이라도, “내가 그래도 현대차 다니는데, 너그들 같은 잡졸들하고 겸상 해야겠냐?” 라고 한다면, 과연 노동자간 단합이 되겠습니까? 이렇게 거대 단위로 움직이니..... 당연히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같은 임금을 받아야겠죠.

정리해 본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명제를, 우리나라는 “협의”의 차원에서, 스웨덴은 “광의”의 의미에서 접근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왜 그런 차이를 보이냐..... 스웨덴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지금처럼 ‘글로벌화’된 시점에 형성된 게 아니라, 국가 내에서 ‘알아서 우리끼리’라는 개념이 주류였을 때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2-2)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어요.

어쨋건 노조가 이렇게 대규모로 움직이다보니, 노동자들의 88%가 노조에 가입되어있다고 해요.

그리고 1900년대 초에 노동운동이 그렇게 활발하던 시기에도 스웨덴의 노조 지도자들이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기 독일과 프랑스와는 달리 “근로시간 단축”, “임금인상”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왜 그런 것이냐....스웨덴은 인구가 적으니, “내수시장”의 규모가 턱없이 적거든요.

그러다보니, 스웨덴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나라 외부에서 부를 끌어와야 하는, “수출 중심”의 경제 발전 모델을 채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출에서 이익을 보려면, 수출품이 “경쟁력”이 있어야겠죠?

그 당시의 경쟁력이라면 “가격 경쟁력”이었을 겁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독일이나 프랑스 처럼 “노동시간 줄여줘” “월급 더줘”라고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물론 프랑스건 독일이건 노동자란 점에서는 동지이겠으나.....

수출 중심의 사회에 사는 스웨덴 노동자들에게 독일, 프랑스의 노동자는 동지이기 이전에, “경쟁자” 였던 거니까요.

그래서 스웨덴 노조 지도자들의 요구사항은 “근로여건 개선”에 맞춰져 있었을 뿐, “노동시간 감소”나, “임금 인상”에 대한 것은 없었다는 겁니다.

”응? 근데 근로여건 개선”이 노동시간 감소, 임금 인상 아냐?”라고 하실 분이 있을 텐데요.

스웨덴 노조가 생각한 “근로 여건”은 ‘안전한 근무환경’이었던 겁니다.

흠..... 이건 나름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있은 부분일 거에요.

얼마전에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건’, 2년전에 발생한 ‘김용균 사건’ 4년전에 발생한 ‘구의역 사건’이 대표하는 “위험한 작업환경”에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노출되어 있으니까요.

어쨋건 스웨덴으로 돌아가서 스웨덴의 노조는 “임금 올려달라는 이야기는 덜 할게, 대신 회사 상관없이 똑같이 맞춰줘.”라는 주장을 한 거죠.

즉, 우리나라가 생각하기엔 “고용주에게 잔인한거 아냐?”라는게 스웨덴의 노동자들 딴에는 “우리가 요구하는 최소치야. 이것도 못 맞추면 기업 할 자격이 없는거 아냐?”라는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안전”은 ‘일하다 죽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1)산업구조의 변화로 ‘퇴출되는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2)‘그들의 재취업을 돕는 재교육 시스템’

이 두가지 또한 “안전”의 범주에 포함되는 거지요.

이러한 “안전 시스템”이 선순환을 이루면 어떻게 작용을 하는가.....

노동자들은 ‘일하다 죽는 일’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고,

그러다가 일하던 업종이 산업구조의 변화로 사양산업이 되었을 때, 해당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거기에서 나오는 ‘퇴출인력’들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새로 성장하는 산업분야로 재배치를 하고,

그렇게 인적 정리를 이뤄내서, 남은 인력들로 하여금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 해당 산업이 다시금 경쟁력을 찾는 식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재교육이라고 해서 용접하던 사람들을 “유튜버”로 재교육 한다는 걸 의미하는건 아닙니다.

자동차 용접하던 사람에게 배 용접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 또한 재교육이라 할 수 있는 거겠죠?

이게 가능한 것은 스웨덴의 산업구조가 비슷비슷한..... 제조업 중심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제가 이 시리즈물을 쓰면서 처음 말했던 것 중에 “북유럽은 은근 자원이 많다”라고 하면서 여러 사례를 이야기 항 적이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석유
핀란드는 나무
덴마크는 풍력이라면....
스웨덴은 철광석이었지요.

스웨덴은 깔고앉아 있던 그 풍부한 철광석을 토대로, 제조업 중심의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동차 공장에서 용접하던 사람이 조금만 교육을 받아도, 조선소에 쉽사리 취직할 수 있었던 거지요.

물론 이런 선순환구조가 60-70년대에 통용될 순 있어도, 4차 산업 사회에는 안먹히는거 아냐? 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스웨덴 국민들 자체가 이런 재교육을 받는데 인이 박혀있어서 (이걸 평생교육이라고 합니다)

말뫼의 눈물로 대표되는 제조업 쇠퇴 이후엔 빠르게 IT에 대한 적응을 이뤄내서 지금 스웨덴은 북유럽 최고의 벤쳐 스타트업 국가가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제조업 비율이 지금도 적지 않습니다. 스웨덴 전체 GDP의 1/4 이상이라고 해요.


2-3) 우리나라가 여기서 왜 나와?

‘말뫼의 눈물’ 이야기가 나온김에, 우리나라가 의도하지 않게 스웨덴에게 빅엿을 먹여버린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합니다.

뭐..... 좀 너무 표현이 거친것 같으니까 품격있는 짱공인들을 위해, 정련된 표현을 하자면 이렇게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가 의도치 않게, 스웨덴의 산업구조를 변화시켜버렸다.’

왜 그런고 하면.....스웨덴은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철광석과 석탄을 토대로 북유럽에서 거의 유일한 제조업 국가로 살아왔습니다.

노르웨이야 석유팔고
핀란드야 나무팔고
덴마크야 돼지를 팔았으니.... 스웨덴이 유일한 제조업 국가였던 게 맞죠.

“전국민의 월급쟁이화.”를 꿈꾸는 나라니, 제조업이 창출하는 고용 창출능력이 어마어마하지 않았겠습니까?

여담을 하자면, 제조업이라는 것은 인간이 개발한 여러 발명품들 중에서 제일 사회를 평평하게 만드는 거라고 해요.

맞는 말이죠. 같은 시간동안 같은 컨베이어 벨트에 앉아 같은 물건을 만드니 당연이 월급도 같을 테니까요.

그 제조업들 중에서 스웨덴의 가장 큰 애정을 받던..... 요즘말로 ‘최애’업종은 바로......

조선업이었습니다.
느낌 오시나요?

요즘 우리나라가 중국에 의해 조선업에 위기가 찾아왔다가..... LNG선박, 고 부가가치 선박으로 기사회생을 했지만

70년대의 스웨덴은.....

사진 한장과 이군신 장군의 거북선이 그려져있던 500원짜리 지페 한장을 들고 영국에 찾아가서

“여따가 마 조선소를 으마으마하게 지을긴데 돈좀 주소.”

”이거 배 함 보소. 우리 조상님이 만들었다 아입니까? 이게 다 쐿덩이인기라. 우리 조상들이 윽수로 옛날 부터 배만드는거 하나는 기가 맥힙니다.”

(물론 정주영 회장님은 이런 엉터리 경상도 사투리를 쓰진 않았을 겁니다. 그분은 이북 출신이니까요. 그리고 전 대전이 고향)

돈을 끌어와 조선소를 만들고, 그걸로 시장에 발을 디딘 한국발 위험에는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조선업의 상징이던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에 단돈 $1에 매각하는 슬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험험...... 뭐 그렇게 됐네요.

그래도 앞서 “안전한 노동”에서 언급했듯이, 지금은 IT / 벤처 스타트업 국가로 전화위복을 했으니......문제는 우리나라도 손꼽히는 IT강국인지라....

어쩌면 스웨덴에게 있어 우리나라는

“그만 쫓아와 미x놈드랑 ㅠㅠㅠ “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 해드릴 이야기가 산더미 같은데..... 시간이 너무 늦어져, 내일 출근에 지장이 갈 것 같아 급하게 여기서 1차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무리 하기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삼프로tv”의 코너, “투자는 책과 함께”의 내용을 인용 / 참조 한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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